
중국과 중국인을 향해 “똥 같은 나라”, “무식하고 더러운 냄새 나는 마피아(ignorant dirty smelling Mafia)”라고 비하해 물의를 빚은 돌체앤가바나 설립자들이 결국 중국인에게 사과하는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다.
23일 돌체앤가바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를 통해 1분 25초 분량에 이르는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검은색 상의를 입고 나온 도미니코 돌체는 영상에서 “최근 논란이 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이 생각해봤고 중국에 심심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존경해왔다. 우리의 해석이 오해를 낳아 불쾌하게 한 점이 있다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스테파노 가바나 역시 검은색 상의를 입고 등장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벌어진 설전을 언급하며 “잘못 전달된 메시지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스테파노 가바나는 앞서 인스타그램 채팅 기능인 DM을 통해 “개고기를 먹기 때문에 인종 차별적이냐(So you are racist because you eat dogs?)”라며 중국을 비하하고 무시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가바나는 해당 설전에 대해 “내가 입력한 메시지 내용이 아니라 내 계정을 해킹한 해커가 그랬다”고 해명했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날 사과 영상 말미에서 도미티코 돌체는 “우리는 중국 여러 도시들을 수차례 방문했고 중국이라는 나라를 사랑하며 중국의 문화를 사랑한다. 다만 우리의 실수로 다시 한 번 사과하고 싶고 이번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바나는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고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중국어로 “미안합니다(对不起)”라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앞서 돌체앤가바나는 21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패션쇼 ‘더그레이트쇼’를 앞두고 공개한 홍보 영상에서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나 파스타 등을 힘겹게 먹는 모습을 묘사해 중국 문화를 경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가바나의 인스타그램 설전 사태가 알려지며 장쯔이(章子怡) 등 중국 유명인들이 불참을 선언해 패션쇼가 취소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두 설립자 겸 디자이너가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중국 내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영상이 올라온 곳의 댓글창에는 “중국인들에게 돈을 벌려고 하는 사과”라며 “우리는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사과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웨이보 이용자는 “애초에 스테파노 가바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당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누가 사과받고 싶어 했나. 멀리 사라지길 바란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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