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공항 마중
국내 경찰 출신 최초로 ‘경찰의 유엔’이라 불리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장으로 선출된 김종양(57) 인터폴 신임 총재가 “한국의 우수한 치안력을 전 세계에 전파할 좋은 기회”라며 포부를 밝혔다.
23일 오전 11시 10분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김 총재는 장시간 비행을 마친 뒤였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입국장에 마중 나온 민갑룡 경찰청장이 김 총재를 향해 거수경례하자, 함께 거수경례로 답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김 총장 왼쪽 가슴에는 노란색 인터폴 배지가 달려 있었다.
김 총재는 인터폴 수장으로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로 “안전한 세상을 위해 협력하려면 각국 경찰력이 비슷해야 제대로 된 협력과 공조를 유도할 수 있다”면서 “치안력이 약한 지역의 치안력을 우선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인터폴 회원국은 194개 국가로 경찰력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 경찰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거의 톱 클래스”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의 치안력을 세계에 전할 기회로 삼겠다고도 했다.
‘계엄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 등 한국인 주요 국외도피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총재는 “인터폴 사무총국은 전 세계 회원국이 국회도피사범이나 적색수배범 소재지 확인 또는 소환요청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다”며 “한국인이 총재가 됐으니 그런 부분에서 보이지 않는 득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민 청장을 통해 전달한 축전에서 “치안 분야에서 우리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이 더 커질 것”이라며 “인터폴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회원국 간 치안력 격차를 줄여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인터폴 선임 부총재였던 김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87차 인터폴 총회에서 러시아 출신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 유럽부총재를 제치고 총재로 당선됐다. 인터폴 총재 임기는 4년이지만, 김 총재 임기는 2020년 11월까지로 2년이다. 한때 실종설에 휘말렸던 중국 출신 멍훙웨이(孟宏偉ㆍ64) 전 총재가 뇌물 수수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된 이후 지난달 중도 사임함에 따라 잔여 임기를 채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