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앞두고 화려해진 지구촌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세계 주요 도시의 밤거리에 다채로운 트리 조명이 등장하고 있다.
22일 점등식이 열린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가 화려한 조명으로 뒤덮였고, 영국 런던에선 100만개 이상의 전구와 레이저 조명이 설치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샹젤리제 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1980년 처음 시작된 이후 매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어 왔다. ‘지구촌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는 프랑스인들의 자부심이 크리스마스 시즌 절정에 달하는 이유다. 21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런던 ‘큐 왕립식물원’에서 개막한 크리스마스 조명축제 또한 관람객들을 독특한 빛의 향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카톨릭의 총 본산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도 22일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지역에서 기증한 21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세워졌다. 성 베드로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한 것은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시절인 1982년부터다.
미국 백악관도 크리스마스 준비에 돌입했다. 19일 마차에 실린 6m짜리 크리스마스 트리가 군악대의 환영 연주 속에 백악관에 입성했다. 위스콘신주의 한 농장에서 가꿔 온 발삼 전나무를 영접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였다. 이 트리는 백악관 블루룸에 설치될 예정이다. 1929년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부인 루 헨리 후버 여사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맞이한 이후 대통령 부인이 직접 트리를 장식하는 것은 백악관의 전통이 됐다.
화려한 트리 조명 대신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는 시설물이 등장하는 곳도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리는 독일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시장. 2016년 트럭이 돌진해 12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치는 테러가 발생한 이후 시장 주변은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철망, 모래주머니로 만든 보안 장벽과 출입 통제 장치가 등장한다.
김주성 기자 poe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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