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에 유감 표명”… 향후 유사사건 재발방지 요구
이달 초 우리 어선이 동해 북방 우리 해역(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을 하던 중 북한군에게 나포됐다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동해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경북 후포선적 근해 84톤급 통발어선 S호는 이달 2일 오후 3시 10분쯤 홍게 조업을 위해 경북 울진 후포항을 출발해 다음 날 정오쯤 동해 북방 조업자제해역에 도착해 보름 전에 투망한 통발 어구를 들어올리는 양망 작업을 했다.
그러다 오후 5시 45분쯤 양망 작업 중이던 S호에 불법 승선한 북한군 7~8명이 통신기를 차단하고 “누가 여기서 작업하라고 했냐”며 선장을 제외한 선원 10명을 선실로 격리했다. 이후 S호는 2시간가량 운항해 조업 자제선을 넘어 북한 수역 쪽으로 8마일가량을 이동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7시 50분쯤 북한군 1명이 추가로 배에 올라 “남북관계가 화해 관계이니 돌아가라”고 말한 뒤 북한군이 모두 하산하자 S호는 조업지로 돌아왔다.
S호는 또 지난 15일 오후 10시 40분쯤 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하던 중 북한 경비정 1척이 접근해 “나가세요”라고 2차례 방송을 하자 오후 11시 21분쯤 후포어업정보통신국에 이 사실을 신고하고 16일 오후 10시 40분쯤 후포항으로 복귀했다.
해경은 이와 관련, S호가 조업자제해역을 이탈해 북한 해역으로 월선했는지 여부 등을 수사했다. 그 결과 선장과 선원의 진술, 통발 어업의 특성, 함께 조업한 선단선 선장의 진술, 어선에 설치된 GPS플로터(위성항법장치) 항적과 선장의 진술 일치, 11월 15일 재차 북한군이 퇴거 요구를 한 점 등을 종합 검토해 ‘우리 해역에서 조업하다 나포된 것’으로 판단했다.
해경은 우리 어선이 나포됐다 풀려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지난 16일부터 경비함정 1척을 전진 배치하고, 항공순찰은 주 3회로 강화했다. 해당 해역에선 평소 경비함정은 주 1회(2일), 항공기는 주 2회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은 위성 위치발신 장치를 장착한 경우에만 입어를 허용키로 했다. 어업정보통신국을 통해 조업어선에 대해 매일 월선ㆍ나포 예방 방송을 하고, 특별 조업지도 및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업자제해역은 우리 어선의 피랍방지와 안전어업을 위해 정한 북한 인접 수역으로, 이 곳에서 조업하는 어선은 어업통신국에 1일 2회 위치보고를 해야 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남북경제협력특위에서 “어업자제구역이지만 우리 측 구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게) 된 것에 대해 오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의한 우리 어선 나포 건에 대해 북한 당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유사한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필요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동해=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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