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20대 남성에 대한 신상공개와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30일 안에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답변한다. 이 청원은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기준을 넘겼다.
지난달 31일 올라온 ‘너무나 사랑하는 23살 예쁜 딸이 잔인한 두 번의 살인행위로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은 23일 오전 9시20분 현재 20만927명의 추천을 받았다.
이 글에 따르면 피해자는 대학 4년 동안 용돈 한 번 안 받고 아르바이트로 동생 등록금과 부모님 용돈까지 챙기는 예쁘고 고마운 딸이었다. 피해자는 법무부 복지공단 인턴 생활을 하던 중 대기업에 입사를 하게 돼 서울 종로로 출근하게 됐고, 결혼 후에도 계속 회사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피의자는 자신의 일터인 춘천의 식당 2층 옥탑 방에서 신혼살림을 하기 원했다.
사건 당일 피의자는 피해자에게 춘천으로 와 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는 회사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 준비로 못 간다고 했으나 피의자의 지속적인 요청을 뿌리치지 못했다. 청원 글을 올린 피해자의 부모는 ‘마지 못해 딸은 잠시 얼굴만 보기 위해 피의자 집으로 갔으나 처참히 살해 당했다’고 설명했다.
부모는 혼수 문제로 다투다가 발생한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는 ‘상견례 3일 전이라 혼수, 예단 문제는 거론된 적도 없는데 기사 오보로 가족과 죽은 딸이 또 한 번의 억울함과 슬픔을 겪고 있다. 살해뿐 아니라 시신까지 훼손한 엽기적인 피의자의 범행은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중대한 범죄에 대해 피의자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고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조치 되도록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썼다.
앞서 춘천경찰서는 지난달 27일 A(27)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달 24일 춘천 후평동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인 B(23)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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