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가 캐딜락의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 ATS를 만났다.
캐딜락 ATS는 '캐딜락의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이라는 슬로건 아래 호기롭게 등장했지만 등장 이후 경쟁 모델과의 비교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수치적인 부분에서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캐딜락 ATS는 과연 라스카도르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아래는 녹취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희소한 캐딜락의 존재
단도직입적으로 어느새 캐딜락의 팬이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캐딜락 ATS의 디자인도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에 드는 게 사실이다. 겉에서 드러나는 존재감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캐딜락 특유의 '제법 비싸 보이는' 전체적인 실루엣과 당당함이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이나 헤드라이트의 그래픽이 정말 마음에 든다.
다른 모델들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 않고, 그래서 도로에서 많이 보이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배경을 떠나서라도 ATS의 디자인은 정말 독보적인 감성을 선사한다. 다른 캐딜락과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측면의 실루엣 역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다만 '차라리 쿠페가 중심이 되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좋은 점이 있다면 아쉬운 점도 있는 게 사실이다. 작은 차량이라 그런지 캐딜락이 갖고 있는 개성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최근 데뷔한 CT6와 비교를 할 때에도 ATS가 가진 매력의 정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면서 디자인의 변화가 있었지만 이러한 변화도 명확히 느껴지지 않은 점도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시크릿 큐브 그리고 듀얼콕핏의 ATS
캐딜락 ATS의 실내 공간은 몇년 전 캐딜락과 GM의 브랜드들이 선보인 '듀얼콕핏'을 기반으로 한다. 블랙 하이그로시 센터페시아 패널을 중심으로 좌우로 뻗어나가는 이미지가 돋보인다. 고급스러운 소재를 절묘하게 조합한 대시보드 또한 만족감이 높다.
그리고 듀얼콕핏 디자인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시크릿 큐브'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시크릿 큐브가 아주 큰 공간을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지갑 등을 수납하는 건 물론이고 무선 충전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어 소소한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아쉬운 부분은 단연 계기판인 것 같다. 아날로그 계기판으로도 더 고급스럽게 연출할 수 있었을텐데 '굳이 이렇게 표현했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소 실망스러웠다. 특히 이후에 데뷔한 다른 캐딜락들이 선보인 계기판이 워낙 매력적이라 더욱 아쉽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부분에서는 기본적인 기능이나 제 몫을 잘한다는 느낌이 있을 뿐 아주 뛰어난 특성이나 매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의 햅틱 터치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시승 이후 다른 차량을 탔을 때 새삼 캐딜락의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쿠페를 바라게 되는 세단
세단을 타는 이유가 아무래도 여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특하게 캐딜락 ATS는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쿠페를 그리워 하는 이유가 된다. 세단에 자리하기엔 아쉬울 정도로 홀딩 능력이 뛰어난 시트가 마련되어 운전에 대한 집중력을 끌어 올린다.
다만 이로 인해 2열 공간이 상당히 비좁기 때문에 차라리 1열 공간에 조금 더 집중하고 스타일을 강조한 '쿠페가 조금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캐딜락 코리아는 현재 ATS 쿠페도 세단과 함께 판매 중에 있다.
기대감을 높이는 2.0L 트윈스크롤 터보
이번 ATS의 시승을 앞두고 가장 기대되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캐딜락의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었다.
CT6와 CTS 등에서 이미 같은 엔진을 맛보았지만 체격 대비 다소 작은 엔진이었기 때문에 엔진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엔진의 크기와 차체의 크기가 적절한 조합을 이루는 ATS에서 엔진의 존재감이 얼마나 살아날지 궁금했던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정말 대단하다. 272마력과 40.7kg.m의 수치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등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원하는 출력을 기민하게 발산한다. 게다가 엔진의 회전 질감 또한 워낙 뛰어난 편이라 주행 내내 만족할 수 있었다.
ATS의 주행 성능이나 질감 등은 수준 높은 V6 엔진을 품은 스포츠 모델과 직접적인 비교를 해도 우위를 장담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수준이었다. 특히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고속 중심의 주행이 연이어 펼쳐질 때에도 놀라울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다.
게다가 역동성을 강조하는 모델인 만큼 평소에는 고요하던 엔진은 3,000RPM이 넘는 순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다. 풍부한 사운드는 아니지만 충분히 '존재감'은 물론이고 드라이빙의 감성을 강조하는 사운드까지 더해지며 주행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제 몫을 다하는 변속기와 서스펜션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8단 자동 변속기의 사용감이나 만족감은 정말 뛰어난 편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아니라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차량의 성격이나 캐딜락의 이력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다만 드라아빙의 즐거움이 높은 차량이라 기분대로 달리다 보면 공인 연비를 밑도는 평균 연비에 당황하게 된다.
변속기와 함께 서스펜션, 즉 하체의 만족감도 상당하다. 투어 모드 및 스포츠 모드 등 어떤 모드에서도 운전자에게 높은만족감을 선사하는 매력이 있다. 특히 투어 모드는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존재감이 명확히 드러날 정도로 우수한 승차감을 과시한다.
그런데 이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더욱 강렬하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견고하게 조율된 서스펜션과 직관적인 주행 정보를 전달하며 약간의 무게감이 더해지지만 기민함이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의 감성이 더해지며 드라이빙에 대한 열정을 자극한다.
ATS의 가치, 그리고 MRC
솔직히 말해 캐딜락 ATS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는 단연 MRC의 적용에 있다. 캐딜락이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는 게 답답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서스펜션을 능숙히 조율하고 이를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의 드라이빙을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급의 차량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MRC 적용을 통해 캐딜락 ATS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라는 강력한 무기를 하나 얻게 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시승을 하는 내내 무너지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MRC로 인해 일반 도로가 아닌 인제스피디움과 같은 테크니컬한 트랙에서 ATS의 한계와 진정한 성능의 완성도를 확인하고 싶은 욕심이 들 정도였다.
명확한 정의가 필요한 ATS
캐딜락 ATS를 시승하며 느낀 점은 캐딜락 ATS는 정말 뛰어난 차량이라는 것이다. 다만 시승을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아무래도 '잘 모르는 존재' 그리고 조금 더 알아봐도 '잘 달리는 가성비 좋은 미국차'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캐딜락 코리아는 ATS에 대한 자신감과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ATS의 존재를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더 자주 언급하고 더 공격적인 자세로 '캐딜락 ATS는 00이다'라는 명확한 키워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이뤄낸다면 캐딜락 ATS, 그리고 이후 데뷔할 CT4가 시장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을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자동차 블로거 라스카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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