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언어교육 위해
임직원이 동화 녹음해 기증하기도

전병조 사장을 비롯한 KB증권 임직원들은 지난달 17일 베트남 호아빈을 찾았다. KB증권이 이 지역 ‘흐엉우이 초등학교’에 세운 무지개교실 개관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무지개교실 완공을 축하하러 찾아온 호아빈 지역 인민위원장과 마을주민 1,000여 명으로 개관식은 성황을 이뤘다. 교육 시설이 잘 갖춰진 초등학교 교실이 그만큼 절실했던 것이다. 흐엉우이 초등학교는 늘어난 학생을 감당하지 못해 1,500여 명의 학생들이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듣고 있다. KB증권은 이 학교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1만5,000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과, PC와 TV를 비롯한 최신 도구를 활용해 수업할 수 있는 디지털정보 교실을 마련해줬다. 전 사장은 아이들에게 책가방을 선물하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KB증권의 사회공헌 사업 중엔 유독 청소년을 위한 활동이 많다. 미래 세대의 주역이 될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의 역할이라고 판단해서다. 무지개 교실은 KB증권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소외 지역 초등학교 분교나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습공간을 첨단 학습공간으로 탈바꿈 시켜주는 사업이다. 2009년 사업이 시작된 이래 국내 11곳과 해외 빈곤국 3곳에 무지개 교실이 조성됐다.
KB증권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도 애정을 쏟고 있다. 한국에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되며 이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KB증권은 2016년부터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한글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목소리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문 성우에게 교육 받은 임직원이 직접 동화책을 읽고 녹음한 ‘오디오북’을 다문화가족에게 기증하는 사업이다. ‘가죽신 찰리’ ‘코나의 선물’ ‘꿈을 그리는 아이’ 등 KB증권이 지금까지 만든 오디오북이 30권을 넘는다. KB증권은 1,150여 권의 오디오북을 서울 양천구 동동 다문화가족 스마트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실제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에 힘들어하던 베트남 결혼이민 여성은 ‘무지개교실’을 다니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녀는 홀로 초등학생 자녀를 키웠는데 서툰 한국어 탓에 아이를 교육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던 차에 ‘무지개교실’에서 베트남 책으로 아이와 정서적 교감을 나눈 건 물론이고 KB증권 직원들이 직접 녹음한 한글 동화책을 이용해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 목소리 재능기부에 참여한 한 직원은 “직원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따뜻한 마음도 고스란히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청소년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금융지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KB역사탐험대’는 KB증권 임직원과 지역사회복지관 아동들이 서로 결연 관계를 맺고 역사유적지와 박물관을 현장탐방하며 올바른 우리 역사와 문화를 몸소 배우는 체험활동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4회에 이르렀다. 꾸준히 진행되는 데다가 매회 방문하는 장소도 다르다 보니 아이들의 호응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2015년 시작한 ‘1사1교 금융교육’은 금융회사 특성을 살린 KB증권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지난달 말 기준 120여 개 학교와 결연을 맺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교육을 받은 학생이 1만 명을 넘는다. KB증권 임직원이 학교를 직접 찾아 교육을 하거나 학생들을 본사나 지점으로 초청해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B증권의 사회공헌은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설과 추석 명절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일명 ‘KB박스’라 불리는 명절음식 키트를 마련해 전달하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임직원 90여 명이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명절음식과 건강식품, 그리고 직접 쓴 손편지까지 담은 KB박스 300개를 만들었다. 이어 홈페이지와 모바일 주식거래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청한 고객 30여명과 함께 서울 양천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KB박스를 전달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한 고객은 “부모로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나눔의 의미를 알리고 참여할 수 있어 뜻깊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통합돼 새로 출범한 후 사회공헌 활동 규모도 확대했다. ‘진심을 다하는, 따뜻한 KB증권’이라는 슬로건 아래 임직원들의 자율적인 나눔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KB증권은 전국 120여 개 지점에서도 각 지역 이웃들을 위해 여러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계속해서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희망으로 돌려주며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서로의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나눔문화 전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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