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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간편식 케이푸드 시장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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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간편식 케이푸드 시장 잡아라”

입력
2018.11.22 17:10
수정
2018.11.22 21:4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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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 식이요법 관심 커지며

병원식 중심 B2B 거래 넘어

일반소비자 위한 제품 잇따라

CJ제일제당 케어푸드 B2B 제품.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케어푸드 B2B 제품. CJ제일제당 제공

대기업 식품업체들이 환자식ㆍ노인식ㆍ다이어트 식품 등 기능성 식품인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하고 당뇨병ㆍ심혈관질환 등 식이요법이 중요한 만성질환 환자가 늘면서 케어푸드가 차세대 식품업계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병원ㆍ요양원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의 성장과 함께 올해부턴 일반 소비자를 위한 가정간편식(HMR) 형태의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22일 신세계푸드는 일본 영양치료 기업 ‘뉴트리’, 케어푸드 소재 공급업체 ‘한국미쓰이물산’과 한국형 케어푸드 개발과 상용화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우선 내년 상반기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출범시키고 병원식 중심의 B2B 거래를 넘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간편식 제조 노하우와 병원식 운영 경험을 살려 차별화된 케어푸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1조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년 전인 2015년보다 40% 가까이 확대된 것인데 올해 들어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하림,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 식품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식품회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지난 8월 잇몸만으로도 먹을 수 있는 연화식 제품을 B2C용 간편식 형태로 출시하면서 불을 붙였다. 현대그린푸드의 연화식은 갈비찜, 생선조림, 검은콩 조림 등 일반 음식과 동일한 모양과 맛을 유지하면서 재료의 단단한 정도를 평균 5분의 1,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치아가 약한 환자나 고령층이 섭취하기 좋게 만들었다. 생선 제품은 뼈째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워 일반 생선 대비 칼슘 섭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앞서 아워홈은 6월 B2B용 연화식 불고기와 사태 찜 등 양념육 4종을 출시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효소 활용 연화 기술이 적용돼 일반 육보다 50% 이상 부드럽고 소화가 더 잘 된다”며 “저온처리 공정으로 영양을 살리고 육류 고유의 맛을 지켰으며 건강을 위해 저염 소스로 나트륨 함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케어푸트 시장 규모. 그래픽=송정근기자
국내 케어푸트 시장 규모. 그래픽=송정근기자

CJ제일제당은 최근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식을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연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출범시켜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환자식 운영 당시 비빔밥과 덮밥 형태로 돼지불고기 덮밥, 닭가슴살 찜닭소스 덮밥, 포크커리 덮밥 등을 제공했는데 부드러운 식감에 더해 나트륨 함량을 동일 유사 식품 대비 25% 이상 줄이고 다양한 영양분을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설계해 환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HMR 기술력과 CJ프레시웨이의 급식 노하우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매일유업은 노년층을 위한 성인영양식 전문브랜드 ‘셀렉스’를 만들어 고단백 멀티비타민 함유 음료, 밀크 프로틴 시리얼바 등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밖에 하림, 동원, 대상웰라이프, 본아이에프, 풀무원 푸드머스 등도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대거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정체된 식품업계에서 케어푸드가 HMR과 함께 성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HMR 시장 확대와 기술 수준 향상으로 B2C용 케어푸드 시장도 성장 여력이 매우 크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에선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자를 위한 간병식품 시장 규모가 B2B용 조리식품과 B2C용 가공식품을 합쳐 2016년 6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농림수산청이 자국 내 간병식품 잠재 수요 규모를 2013년 기준 약 30조원 규모로 추산했을 만큼 일본 식품업계에서 간병식품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로 고령 인구가 늘면서 병원과 요양원 급식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는 케어푸드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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