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을 담당하면서도 ‘컴맹’임을 시인해 자질 논란이 불거졌던 사쿠라다 요시타카(桜田義孝) 일본 올림픽 담당장관이 이번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자화자찬성 답변을 늘어놓았다.
사쿠라다 장관은 21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정부의 사이버 보안 전략을 지휘하는 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는 사이키 다케시(斉木武) 국민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여러 능력을 총결집시켜 판단을 하는 게 제 임무”라며 “(제) 판단력이 발군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4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직원들과 비서에게 지시를 내리기 때문에 직접 컴퓨터를 만진 적이 없다”고 답변, 야당 의원들로부터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을 자초했다. 그의 황당한 답변은 일본 언론은 물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 영국의 가디언 등 해외 유력 언론에서도 소개됐다.
사이키 의원은 이를 거론하며 “사이버 보안 담당 장관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의문이 전세계적으로 제기됐다”고 지적하자, 사쿠라다 장관은 “그렇게 제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졌느냐”면서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유명해지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22일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도 사쿠라다 장관은 야당의 집중 타깃이 됐다. 그는 평소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스마트폰은 매우 편리해서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를 만진 적이 없다고 말한 게 아니다. 사무실과 숙소에도 컴퓨터가 있다”면서 “컴퓨터 교실에도 몇 번인가 갔지만 바빠서 기억하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컴퓨터 사용 방법을 배우려다 포기한 배경을 공개했다. 다만 그는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군사 공격과 관련한 시노하라 고(篠原豪) 자민당 의원의 질문에는 “국방에 관한 사항은 방위성 소관”이라고 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올림픽 담당 장관으로서 사이버 보안도 겸임하고 있는 그는 지난 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2020년 도쿄(東京)하계올림픽과 관련한 질문에도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예산을 묻는 질문에 “1,500엔(약 1만5,000원)”이라고 답했다가 서둘러 “1,500억엔(약 1조5,000억원)”이라고 수습했고, 도쿄올림픽 비전을 묻는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을 못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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