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날기 위해서는 프로펠러나 엔진 등 추력을 내는 부품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장치들 없이도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상상할 수 있게 됐다.
2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항공학과 교수이자 네이처지의 주요 필진인 스티븐 바렛이 인류 최초로 움직이는 부품 없이 공중 비행이 가능한 비행기를 제작했다. 바렛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직접 구상한 무엔진 비행기를 시속 17km로 60m 가량 날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 없이도 비행기가 날 수 있는 원리는 이온 바람에 있다. MIT 팀은 날개 길이 5m, 무게 2.45㎏의 프로토콜 비행기에 리튬배터리와 4만V 전력을 생성하는 초경량 승압변압기를 탑재했다. 날개 앞쪽 첫 번째 전선 근처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면, 주변의 공기분자를 충전시키고, 그것이 두 번째 전선으로 날아가는 과정에서 다시 중성 공기분자와 만나 추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크랜필드 대학 가이 그래튼 교수는 “전세계 항공 엔지니어들이 연구 중인 전기 추력 기술을 MIT가 가장 빨리 찾아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이온풍 비행기는 소음도, 탄소도 배출하지 않는다. 항공 업계의 탄소 배출량 감소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에 탄소중립 비행기의 상용화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전기 추력 기술을 일반 항공기에 적용하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비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통제된 실험실 안에서만 이뤄진 수준이며, 전력 효율도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MIT 팀은 “프로토콜 비행기의 크기를 점점 늘려가며 일반 항공기에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소음 발생 여부가 중요한 무인용 항공기와 위성 같은 역할을 하는 고고도 태양열 비행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바렛 교수는 “무엔진 항공기는 소형화 하기 쉽다”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비행체를 만들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프로젝트에 성공한 직후 바렛 교수는 “1950년에 이미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온 바람은 항공기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났다”며 “약 5년 간 대학원생들과 함께 조사한 끝에 이온 바람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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