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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갤러리, 30주년 맞아 강남시대 연다… ‘학고재 청담’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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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갤러리, 30주년 맞아 강남시대 연다… ‘학고재 청담’ 문 열어

입력
2018.11.23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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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작가 피오나 래 개관전 

피오나 래의 ‘백설공주는 자신의 세계에서 달을 꺼내 올린다’. 학고재 제공
피오나 래의 ‘백설공주는 자신의 세계에서 달을 꺼내 올린다’. 학고재 제공

개관을 맞은 전시장은 봄처럼 화사하다. 분홍, 하늘, 연둣빛의 붓질이 하얀 캔버스 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른다. 꽃, 나비, 구름 등을 연상시키지만 구체적인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학고재갤러리가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학고재 청담점을 열고 영국 작가 피오나 래(55)의 작품으로 개관전을 마련했다.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여는 래는 1980년대 말 이후 새로운 개념 미술 열풍을 불러일으킨 영국의 젊은 작가 그룹(YBA) 중 한 명이다. 꽃이나 별 문양, 만화 캐릭터, 캘리그래피 등의 요소를 캔버스 위로 끌어와 회화와 접목시키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 5년간 작업한 신작 11점을 선보인다.

영국 젊은 작가 그룹(YBA)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피오나 래가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학고재 청담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다. 학고재 제공
영국 젊은 작가 그룹(YBA)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피오나 래가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학고재 청담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다. 학고재 제공

1m80㎝의 대형 회화 ‘백설공주는 자신의 세계에서 달을 꺼내 올린다’에는 공주나 달 등 구체적인 형상이 없다. 물결치듯 밝고 경쾌한 붓질만이 있다. 전시를 맞아 방한한 래는 “디즈니 캐릭터와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따온 것을 섞어 제목을 지었다”며 “내게 영감을 주는 이미지나 작품을 작업실에 걸어놓고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나중에 어울리는 제목을 붙인다”고 했다. 상위문화(회화)와 하위문화(만화, 게임 등)를 섞어 독창적인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작가는 덧붙였다.

래의 작품은 강남 시대를 여는 학고재가 나아갈 방향을 잘 설명해준다. 우정우 학고재 청담 대표는 이날 “래는 외국에서는 유명한데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며 “학고재 청담에서는 세계 예술의 흐름을 쫓을 수 있는 작품을 주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1988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시작한 학고재는 민중미술과 고미술을 폭넓게 다루며 한국 미술시장에 영향력 있는 갤러리로 성장해왔다. 개관 20주년이었던 2008년 삼청동으로 이전하면서 현대 미술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 박여숙 화랑, 갤러리 수 등이 잇따라 청담동을 떠나는 데도 불구하고 청담동에 둥지를 튼 데 대해 우 대표는 “많은 갤러리들이 강북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오히려 강남에 문을 연 것이 새로운 시도일 수 있다”라며 “청담동을 중심으로 한국의 3040세대 젊은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해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시는 내년 1월 20일까지.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개관한 학고재 청담점. 이 건물 지하에 전시공간이 마련됐다.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개관한 학고재 청담점. 이 건물 지하에 전시공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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