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내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연결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한창인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 22일 남북을 잇는 길이 놓였다. 6ㆍ25 전쟁 정전(停戰) 이후 65년 만이다. 남북이 가장 치열하게 대립했던 장소에 역설적으로 과거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국방부는 이날 “남북은 9ㆍ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강원 철원군 지역 화살머리고지 일대에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작업을 지난달부터 진행해왔다”며 “(새로 개설된 도로는) 지형과 환경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폭 12m의 비포장 전술도로”라고 설명했다. 남한을 기준으로 신규 도로 개설 구간은 일반전초(GOP) 통문 앞 비마교 앞부터 군사분계선(MDL)까지 1.7㎞다.
남북 간 전술도로 조성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이다. 2003년 10월과 이듬해 12월 각각 개설된 경의선ㆍ동해선 도로는 민간인이 사용하게 만든 도로였다. 연결 작업이 DMZ 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육군 공병대가 투입됐고, 도로 연결 작업 도중 양측 인원이 MDL 인근에서 만나기도 했다. 국방부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한반도 정중앙인 철원 지역에 남북을 잇는 연결도로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화살머리고지는 전쟁 당시 아군과 적군, 쌍방의 피해가 가장 컸던 장소라는 점에서도 이번 도로 개설의 의미가 작지 않다는 게 군사 당국 평가다. 국방부는 “가장 치열했던 전쟁터의 한 가운데에 남북을 연결하는 통로를 열어 과거의 전쟁 상흔을 치유하기 위한 공동유해발굴을 실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유해 발굴 작업에 착수하기에 앞서, 남북 군사 당국은 합의서에 따라 연말까지 도로 다지기와 평탄화, 배수로 설치 등 도로 개설 관련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개설된 도로를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해서도 협의할 계획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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