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광고대행업자 일당 기소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해 특정 업체의 상호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 ‘연관검색어’에 나타나게 조작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부장 김태은)는 네이버 연관검색어를 조작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업자 우모(41)씨와 박모(29)씨, 프로그램 개발자 김모(4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작을 의뢰한 광고대행업자 등 8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5월 먼저 기소된 우씨는 7월 1심에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우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네이버에서 480만 건을 매크로 검색하는 수법으로 광고대행업체가 의뢰한 키워드 8,793개를 연관검색어로 노출되게 해 대가로 7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다. 박씨는 올해 1~9월 같은 방식으로 키워드 1,190개를 연관검색어로 노출되게 해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네이버 이용자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할 때 다른 이용자들이 함께 검색하는 연관검색어가 화면 상단에 자동 노출되는 점을 악용했다. 예컨대 ‘인공관절수술’ 같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한 뒤 ‘○○정형외과’ 같은 의뢰 업체 상호가 나타날 수 있도록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는 식이다. 비정상적인 시도로 연관검색어가 남용될 때 차단하게 하는 네이버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주소(IP)를 계속 바꾸고, 해외 서버를 개설해 추적을 따돌리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또 네이버 광고담당자를 사칭해 영세자영업자들에게 광고비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광고대행업체 공동대표 이모(27)씨와 정모(27)씨를 구속 기소하고, 직원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6년 2월부터 올 8월까지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 화면 상단에 보이는 파워링크 광고란에 업체가 노출되게 해주겠다고 속여 8억5,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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