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트윗 올릴 때 부인 가족행사 중이었다더니…”
이재명 경기지사가 부인의 ‘혜경궁 김씨’(트위터 @08__hkkim) 의혹과 관련해 이번에는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부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가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한 트윗의 발송 시간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가 트윗을 올린 시간 가족행사에 참석 중인 부인의 사진을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혜경궁 김씨 찾기 국민 소송단’ 법률 대리인인 이정렬 변호사는 21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 지사가 공개한 트윗의 발송 시각은 트위터 본사가 있는 미국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가 공개한 트윗은 ‘아카이브’ 상태로 보존된 것으로 트윗에 있는 ‘6:37 PM-18 Dec 2016’은 미국 현지 시각이라는 것이다. 이를 한국 시간으로 바꾸면 발송일은 2016년 12월 19일이 된다.
이는 ‘혜경궁 김씨’가 트윗을 보낸 시간에 부인 김씨는 가족 행사에 참석했다는 이 지사의 주장과 배치된다. 앞서 이 지사는 21일 오후 1시쯤 페이스북에 “아내가 혜경궁 김씨가 아니라는 증거를 또 찾았다”며 2016년 12월 18일 오후 6시 17분 김혜경씨가 촬영된 사진과 ‘혜경궁 김씨’ 계정이 20분 뒤에 쓴 트윗을 함께 공개했다. 이 지사는 “2016년 12월 18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장모님 생일 잔치가 있었다”며 “큰 딸인 아내가 생일 축하 행사를 주관하는 도중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가 활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또 다른 근거도 제시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같은 날 오후 8시 “이 지사 측의 반박은 허위”라며 ‘혜경궁 김씨’의 트윗 정보가 저장된 아카이브 자료를 공개했다.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웹 페이지 정보를 저장하는 아카이브 사이트(archive.is)에 접속하면 실제 트윗을 올린 한국 시간이 나온다. 현재 ‘혜경궁 김씨’ 계정은 삭제됐기 때문에, 당시 이 계정과 설전을 벌인 상대(@fence1230)의 회신 기록을 통해 혜경궁 김씨가 트윗을 올린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 지사가 공개한 트윗 기록도 있다.
이에 따르면, ‘혜경궁 김씨’는 2016년 12월 19일 오전 9시 53분에서 11시 59분 사이에 트윗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대는 2016년 12월 19일 오전 9시 53분에 “나한테 무슨 답을 듣고 싶은 거냐”, 2016년 12월 19일 오전 11시 59분에는 “귀찮다” 등의 답변을 보냈다. ‘혜경궁 김씨’는 이 사이에 트윗을 그에게 보낸 것으로 추측된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지사 측은 말을 아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22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검찰 조사에서 성실하게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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