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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이 왜… 저소득층 더 가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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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이 왜… 저소득층 더 가난해졌다

입력
2018.11.22 12:00
수정
2018.11.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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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근로소득 월 50만원선 붕괴, 23% 감소

분배 격차 보여주는 5분위 배율 5.52배 최악

2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3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통계청
2018년 3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통계청

저소득층 소득을 높여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소득주도성장’이 ‘소득감소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저소득층 소득은 갈수록 줄어가고 고소득층 소득은 견조하게 증가하는 최악의 빈익빈 부익부 상황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22일 통계청의 ‘3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7~9월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 소득은 월 131만7,600원으로, 1년 전 대비 7% 줄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분기 -8.0%, 2분기 -7.6%에 이어 3분기 연속 하락세다.

특히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무려 22.6%나 감소한 47만8,900원에 불과했다. 근로소득 감소폭은 2003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3분기 기준 1분위 가구 근로소득이 5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이후 8년만이다. 1분위 가구의 사업소득(자영업자)도 1년 전보다 13.4%나 감소한 월 21만5,900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세금 등을 제하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1년 전보다 10.1%나 감소한 101만200원에 그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가난해졌다는 대표적 지표다. 최저임금 인상과 아동수당, 노인연금 확대 등 저소득층 소득을 높여 소비 진작과 경기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득주도성장이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이에 반해 3분기 소득 최상위 20%(5분위) 소득은 한달 평균 973만5,700원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했다.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월평균 730만2,300원으로 1년 전보다 11.3%나 뛰었다.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도 1년 전보다 2.5% 증가한 740만7,200원에 달했다.

상ㆍ하위 가구 소득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소득분배 지표도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상위 20%의 월 처분 가능소득을 하위 20%의 처분 가능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로 집계됐다. 1년 전 5.18배보다 0.34포인트가 증가했고, 역대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인 2007년과 같다. 1분위 가구뿐 아니라 2분위(소득 하위 20%~40%) 가구의 소득도 1년 전보다 0.5% 감소했다. 반면 4분위(소득 상위 20~40%) 가구의 소득은 1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문재인 정부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소득격차가 확대된 것은 일자리 숫자와 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위 가구의 경우 작년 3분기 취업인원수는 0.83명이었던 반면, 올해 3분기는 0.69명으로 16.8% 감소했다. 이에 반해 5분위 가구의 경우 취업인원수는 지난해 2.0명에서 올해 2.07명으로 3.4% 증가했다. 또 1분위 가구의 사무직 비율은 작년 3분기 8.2%였던 반면 올해는 5.1%까지 떨어졌다. 상용직 비중이 저소득층 중심으로 더욱 많이 줄었다는 얘기로, 소득 안정성이 떨어진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20% 넘게 줄어든 배경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저소득층 소득이 갈수록 안 좋아지는 반면 고소득층의 경우 상용근로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3분기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4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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