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놓고 내린 휴대폰을 돌려주지 않고 되팔아 돈을 챙긴 택시기사와 이를 해외로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도난 및 분실된 휴대폰을 해외로 밀수출한 혐의(상습장물취득 및 운반 등)로 강모(33)씨 등 6명을 구속하고 중간 매입책 김모(33)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승객이 놓고 내린 휴대폰을 돌려주지 않고 B씨 등에게 넘긴 혐의(점유이탈물 횡령)로 박모(56)씨 등 택시가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 9월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일대에서 택시 기사 등으로부터 매입한 휴대폰 1,000여 대를 중국으로 밀수출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휴대폰 금액만 시가 10억 원에 달한다.
경찰조사결과 B씨 등 4명은 서울 합정역 등에서 새벽 시간대(0~4시 사이)에 ‘휴대폰 매입한다’는 뜻이 담긴 휴대폰 액정 불을 비춰 C씨 등 택시기사들로부터 휴대폰을 사들였다. B씨는 매입한 휴대폰을 A씨에게 팔았고, A씨는 이를 중국으로 밀반출했다.
휴대폰 한 대에 택시기사들은 5만~10만원, B씨는 10만~15만원, A씨는 40만~5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도난 또는 분실된 휴대폰은 국내에서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통신사가 다른 해외에서는 유심칩만 교환해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렸다.
특히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항만이나 항공화물 운송업체들이 아닌 여행객이나 소규모무역상(보따리상)등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5~20대씩 밀반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휴대폰 밀수출에 가담한 나머지 일당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한 대에 100만원이 넘다보니 이를 되돌려 주지 않고 되파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인천공항 경찰대와 관세청, 공항 보안업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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