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이미아섬
그리스와 터키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미아섬. 구글 이미지 캡처

지중해 동쪽 에게 해에 위치한 이미아섬은 총 면적이 4만㎡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불리는 이름은 둘이나 된다. 그리스는 이미아, 터키는 카르다크라 칭하며 각자 자신의 영유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1923년 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과 터키 사이에 체결한 로잔조약에서 이미아섬을 비롯해 도데카네스 제도에 딸린 150여 개 섬이 어느 국가에 귀속되는지 제대로 규정하지 않은 결과다.

이미아섬을 둘러싼 분쟁은 1995년 터키의 한 화물선 침몰로 불거졌다. 당시 그리스와 터키 모두 자국 영해에서 발생한 사고라 생각해 구조선을 파견했지만, 선장 측에서 “터키 정부의 도움을 기다리겠다”며 먼저 도착한 그리스의 인양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후 터키 외무부와 그리스 대사관 사이에 이미아섬 소유권 공방이 이어지면서, 분쟁이 본격화했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그리스의 한 언론이 이 사건을 다루면서부터다. 보도 이후 그리스와 터키 국민들이 번갈아 이미아섬에 국기를 게양하는 등 갈등은 점점 커졌다. 1997년 양국이 섬 주위에 전투기와 전함을 배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가자, 나토(NATO)가 중재에 나서 두 나라가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었다. 하지만 영유권 자체에 대한 합의는 아니라는 점에서 분쟁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있다.

터키 정부는 이미아 섬이 도데카니스 제도 중 가장 큰 칼림노스섬에서 약 10km 떨어져 있지만, 터키 해안에서는 평균 6.7km 정도 떨어져있다는 점을 소유권 근거로 내세운다. 지리적으로 보다 근접해있다는 것이다. 반면 그리스는 1923년 로잔조약 때 이탈리아로 넘어간 이미아섬이 1947년 파리조약을 통해 자신들에게 양도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터키는 “두 조약 어디서도 이미아섬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대부분 이미아섬을 그리스의 영유지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국, 영국, 러시아 등 각국 지도가 이미아섬을 그리스 영해 내에 표시하고 있고, 터키조차도 1960년대까지는 그리스 소유로 그렸다. 유럽연합(EU)도 국제사법재판소(ICC)를 통해 터키의 합의를 유도해왔다. 그럼에도 올해 초 이미아섬 인근에서 또다시 두 나라 군대의 대치상황이 벌어지는 등 양국 간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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