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후의 품격’이 첫방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막장 드라마’라는 지적을 받으며 꽤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 21일 SBS 새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이 첫 선을 보였다. 앞서 ‘아내의 유혹’ ‘왔다!장보리’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 등을 집필했던 김순옥 작가와 ‘리턴’ 연출을 맡았던 주동민 PD가 손을 잡은 만큼, 첫 방송부터 거침없는 ‘폭풍 전개’가 이어졌다. 지난 20일 진행된 제작발표회 당시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 작품”이라던 신성록의 말처럼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였다.
민유라(이엘리야)는 황제(신성록)의 여자가 되기 위한 야욕을 위해 아이까지 둔 오랜 연인을 버리고 불륜의 시작을 알렸으며, 두 사람은 자신들의 관계를 알게 된 백도희(나영희)를 차로 치어 죽이고 말았다. 또 은밀한 관계로 발전한 민유라와 황제의 수위 높은 스킨십과 노출이 여과 없이 방송됐다. 이 과정에서 황제가 민유라의 목을 조르는 등의 폭력적인 장면도 함께 전파를 탔다.
첫 방송부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스토리 전개를 그려낸 ‘황후의 품격’은 단번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첫 방송 시청률 7.6%로 수목극 1위에 올랐다. 자극적이긴 했지만, 흥미롭고 빠른 전개가 가진 흡입력은 컸다. 하지만 ‘가족단위 시청이 이루어지는 밤 10시 시간대의 작품이라기엔 다소 수위가 높다’는 막장 비판 여론 역시 따라 붙었다.
‘리턴’에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들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 제재를 받은 바 있던 주동민 PD와 매 작품 자극적인 소재와 스토리 전개로 ‘막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김순옥 작가의 의기투합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된 것.
실제로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주동민 PD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은 ‘막장 드라마’에 대한 우려 섞인 질문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주 PD와 배우들은 “막장이 아닌 예술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신선한 그림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이 같은 우려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하지만 기대 속 베일을 벗은 ‘황후의 품격’은 아직까진 ‘예술’보다는 ‘막장’에 가까운 모양새다.
일단 첫 방송과 동시에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덴 성공했다. ‘욕 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가 될지, ‘탄탄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로 성공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재평가 받을 지는 앞으로 ‘황후의 품격’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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