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조사결과 표절은 사실ㆍ학위장사 등은 무혐의… 일부 교수 “표절” 주장 반발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의 한 학과에서 불거진 논문표절ㆍ학위장사 논란이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연구비 횡령 수사로 시작한 분란은 올해 당시 대학원생의 양심선언과 이에 대한 해당 교수의 반박ㆍ저격, 재반박 등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화됐다. 대학 자체감사 결과 표절은 사실이거나 의심되지만 학위장사 등은 사실이 아니라는 결과에 일부 당사자들이 불복하고 있어 최근 실시된 총리실 감사결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오공대는 지난 5월부터 공대 한 학과에서 논문표절과 출석부 조작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진상조사위원회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열어 자체 조사한 결과 의혹 일부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이 학과에서 제기된 △박사학위장사 △논문 표절과 대필 △대학원 입시부정 △사전모의를 통한 신임교수 채용 △연구비 횡령과 허위진술 강요 △대학원 출석부 허위기재 등의 의혹 중 의혹을 제기한 A교수의 논문은 표절, A교수가 표절이라고 주장한 B교수 논문은 ‘표절 의심’으로 결론짓고 이 같은 사실을 교육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박사학위 장사와 대학원 입시부정, 신규교수 채용에 관한 모의 등 B교수에 대한 나머지 의혹은 근거 없음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A교수는 “학교 측이 문제를 덮으려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B교수가 쓴 논문은 내가 쓴 논문의 문구 토씨까지 모두 똑같다”며 “연구결과물인 수식과 그래프의 내용이 완전히 일치해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또 “B교수가 출석하지도 않은 학생의 출석을 인정해 허위기재를 하고 있다”며 “또 학생들의 논문을 대필해주는 등 박사 학위를 남발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B교수도 “더 이상 진실 왜곡으로 학교 구성원들에게 혼란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대학원생 출석은 직장생활을 하는 특성상 관례적으로 인정해주는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A교수가 지도하던 재학생 2명이 오랜 기간 학위를 받지 못해 지도교수 교체를 요구했으나 오히려 자신의 회사 운영에 필요한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교수의 한 명뿐인 제자 역시 실제 논문 지도는 내가 했다”며 “논문을 지도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이 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비는 모두 A교수가 수령했다”며 “나와 석박사, 학부생들은 A교수가 운영하는 회사 일을 하며 인건비조차 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폭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총리실까지 나섰다. 총리실은 최근 금오공대에 대한 현장감사를 실시했다. 아직 감사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김병철 대학원장은 “최근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대학원 학사과정 등 제도와 규정 개선을 통해 기존 관례적으로 운영되어 오던 시스템에서 벗어나 국립대로서 지역사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이 학과 대학원생인 경북도내 한 대학에 재직중인 교수가 학내 게시판에 “지난해 연구비 횡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A교수 수사 과정에 A교수에게 유리하도록 위증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같은 달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같은 학과 B교수가 논문을 표절하고 박사학위 장사에 앞장서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고 이에 맞서 B교수도 지난달 말 A교수와 같은 대학 다른 학과 C교수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당한 C교수도 무고로 맞대응을 천명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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