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공공사업에서 역량을 쌓아온 LG CNS가 의료 AI 스타트업 ‘루닛’과 손잡았다. 이르면 내년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엑스레이(X-ray) 분석 서비스를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 CNS와 루닛은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공공보건 AI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LG CNS가 강점을 지닌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 루닛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구축해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온라인으로 이용 가능한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를 구축한다.
2013년 설립된 루닛은 AI로 의료영상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의사가 환자를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15초 이내에 폐 질환으로 의심되는 부분을 표시해주는 소프트웨어는 올해 8월 식약처로부터 정식 의료기기로 인허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유방암 조기 진단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는데, 정확도가 97%에 달한다. 루닛은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 기관 CB인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AI 스타트업’에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LG CNS는 루닛과 함께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정부의 민간주도형 공공사업에 대비할 계획이다. 현재 규제에 막혀 있는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새로운 정보기술(IT)을 접목할 수 있는 길이 뚫리면 의사 진단의 정확성과 속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남녀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폐암은 조기 진단 비율이 20.7%에 불과해, AI 분석은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범석 루닛 대표이사는 “의료 전문 인력의 부담이 크거나 힘이 닿지 않는 곳에 의료 AI가 활용된다면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 및 치료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운열 LG CNS 상무는 “10년간의 클라우드 서비스 경험과 30년간의 공공분야 IT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공공보건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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