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소식지에 실린 명단 공개… 노조는 “터질 게 터졌다” 분위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조 지부가 회사를 압박해 조합원 자녀와 친인척 등 40명을 고용세습시킨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 S사 노조의 요구로 2011~2013년과 올해 노조원의 자녀와 친인척 등 40명이 채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하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올해 6월 5일자 S사 회사 소식지에는 현 노조 집행부가 올해 2월 생산계약직 신규채용 과정에서 조합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며 채용인원 12명 중 10명을 자녀로 할 것을 요구한 내용이 실렸다. 실제로 퇴직했거나 퇴직예정인 조합원과 모두 채용된 조합원 자녀 10명의 명단도 공개됐다. 앞선 2011~2013년 고용세습된 조합원 자녀와 조카사위, 조카, 지인 등 30명의 명단도 드러났다.
회사 소식지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회사측에 노골적인 고용세습 우선순위도 제시했다. 퇴직을 3년 앞둔 조합원 자녀가 1순위였고, 퇴직을 4년 앞둔 조합원 자녀, 조합원 친인척과 지인, 대한민국 청년 순이었다. 또 노조가 수개월 뒤 우선 채용돼야 할 후보군 20명의 명단을 적은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추가 작성해 사측에 제시한 내용도 담겼다. S사는 연 매출액 2조원대 규모(2017년 기준)의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로, 생산직 기준 평균 연봉은 4,000만~6,000만원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민주노총은 파업할 때가 아니라 국민 앞에 백배 사죄할 때”라며 “이번 공개는 민주노총 전체 고용세습 중 빙산의 일각”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나서서 민주노총 산하 전 사업장에 대해 고용세습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련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해명 없이 “터질 게 터졌다”며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하 의원 측은 S사 노조 행태를 두고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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