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감독과는 ‘더 테러 라이브’에 이어 두 번째 작품입니다. ‘더 테러 라이브’의 방송국 스튜디오에 이어 이번엔 지하 벙커까지 전생에 제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극한 상황에 자꾸 내몰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웃음).”(배우 하정우)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PMC:더 벙커’(12월26일 개봉)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는 주연을 맡은 배우 하정우, 이선균과 김병우 감독이 참석했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민간군사기업(PMC, Private Military Company)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미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 받아 지하 30m 깊이의 비밀벙커에 투입돼 작전 성공의 열쇠를 쥔 북한 출신 엘리트 의사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펼치는 리얼타임 생존액션 영화다.
하정우는 비밀스러운 과거를 지닌 PMC 블랙 리저드팀의 리더 에이헵을 연기한다. 에이헵은 대한민국 군인 출신으로 모종의 사고로 불명예 제대한 뒤 미국에 정착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벙커 잠입 작전에 투입된다. 12명의 외국인으로 구성된 용병부대를 이끄는 배역으로 대사의 70% 이상이 영어다. 하정우는 “영화를 보시면 영어를 잘 한다고 오해하실 것 같은데 절대 아니고 5년 동안 준비하고 연습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화는 김병우 감독의 2013년 데뷔작 ‘더 테러 라이브’의 연장선에 있다. 제한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급박한 전개는 그대로지만, 무대 배경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거대한 지하 벙커로 확장됐다. 배경뿐만 아니라 민간군사기업의 용병이라는 신분, 복잡한 남북관계 등 이야기와 플롯에 다양한 변주를 더했다. 김 감독은 “기본적인 포맷 유지하되 장르적이고 흥미 있는 장면을 넣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다양한 촬영기법을 도입해 군사 액션의 긴장과 짜릿함을 선보일 예정이다. 1인칭 촬영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배우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제 분량의 40%는 제가 찍었다. 촬영 크레딧에 제 이름이 들어갈 수도 있다”며 웃었다. 실시간 카메라 3대를 상시로 운용하면서 길게 찍기를 하는 등 관객이 실제 밀폐된 공간에 갇혀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스크린에서 펼쳐질 하정우와 이선균의 호흡도 눈길을 끈다. 이선균은 “다른 일정으로 촬영에 늦게 합류해 국제학교에 전학생으로 온 느낌이라 어색했다”며 “(하정우가) 형처럼 잘 이끌어줘서 고마웠다”고 밝혔다. 하정우 또한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어 전혜진씨(이선균의 아내)에게 2년 전부터 물밑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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