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이 또다시 “로메인 상추를 절대 먹지 말라”는 경고를 내렸다. 북미 지역에서 로메인 상추의 장출혈성 대장균 오염에 의한 이콜라이 중독 환자가 또다시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북미산 로메인 상추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일(현지시간) “지난달 8일 이후 로메인 상추를 매개로 한 이콜라이 중독 환자가 11개주에서 32명 발생했다”며 미 전역 소비자들에게 로메인 상추를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CDC에 따르면 이 가운데 13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고, 특히 1명은 치명적인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으로 발전했다. 다만 아직 사망자 보고는 없다. 캐나다 보건 당국도 온타리오와 퀘벡 지역에서 ‘이콜라이 O157:H7’ 감염 환자가 18명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콜라이 균의 잠복기는 대략 3~4일이며 설사 또는 혈변, 고열, 위경련, 메스꺼움과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 5~7일이 경과하면 증상이 완화되지만 10%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으로 발전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CDC와 미 식품의약국(FDA)은 “집 안에 로메인 상추가 있으면 무조건 폐기하고 냉장고 청소까지 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해 말과 올해 4~6월 사이에도 미국·캐나다 지역에서 로메인 상추를 매개로 한 이콜라이 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15개주에서 25명의 환자가 발생해 1명이 사망했고, 지난 봄에는 36개 주에서 210명의 환자가 발생해 5명이 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북미 지역에서 이콜라이 중독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올해 1월 9일부터 미국, 캐나다, 멕시코 지역에서 로메인 상추를 수입할 경우 통관 시 장출혈성대장균 검출 여부를 반드시 검사하도록 지시했으나, 현재까지 실제 수입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로메인 상추는 샌드위치와 시저 샐러드 등에 주로 사용되는 길쭉하고 잎이 납작하며 연두색인 상추 품종으로, 고대 로마인들이 먹었다 해서 ‘로메인’이란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에서 쌈 채소로 많이 활용되는 잎상추와는 다른 품종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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