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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갈등 겪은 강정주민 ‘외상 후 스트레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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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갈등 겪은 강정주민 ‘외상 후 스트레스’ 심각

입력
2018.11.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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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지난달 11일 오전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이 열린 제주 서귀포시 제주해군기지 인근 강정마을 내에서 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김영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지난달 11일 오전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이 열린 제주 서귀포시 제주해군기지 인근 강정마을 내에서 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김영헌 기자.

11년째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찬반 갈등을 겪은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 10명 중 3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주민들은 우울증상군으로 분류됐고, 최근 한달간 한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한 주민도 상당수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와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2007년 제주해군기지 입지로 선정 과정부터 찬반 주민들간에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고, 11년이 지난 지금도 갈등은 이어져오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만 20세 이상 강정주민 1,918명 중 설문조사에 응한 713명(37.2%)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증상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2015년 제주도 정신건강실태조사’에서 제주도민 평생유병률(평생에 한번 이상 해당 질병에 걸릴 확률) 3.8%와 비교해서 매우 높은 비율이다. 또 제주 4ㆍ3사건 피해자인 생존희생자들을 대상으로 2015년에 실시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조사결과 39.1%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12.8%는 우울장애 증상군에 해당됐고, 최근 한달간 한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한 주민도 20.3%나 됐다. 2013년에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자살생각률 4.6%와 비교하면 강정주민의 자살생각 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가족 간에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주민들은 25.2%였고, 대인관계 스트레스 49.9%, 지역주민과의 갈등 또는 지역사회 불이익 경험율도 36.8%로 나타났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이전과 이후 자신의 모습변화를 비교한 결과 1순위가 과도한 스트레스(35.4%)였고, 이어 2순위는 우울증 증가(24.6%), 3순위는 삶의 질 하락(19.5%) 등 순으로 조사됐다. 심리상태 변화요인으로는 47.7%가 지역주민간의 갈등을 1순위로 꼽았다. 또 신체적ㆍ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마을공동체회복프로그램이 우선 돼야 한다는 응답이 23.7%였다.

이번 조사에서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강정주민은 36.8%에 불과했다. 이는 2017년 제주지역사회건강조사 때의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 46.6%보다 10%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다.

김문두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강정주민들 중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서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고, 자살경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 대한 의료지원과 심리상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태봉 도 보건복지여성국장도 “이번 조사를 토대로 강정마을주민의 건강지원 및 심리지원 사업을 실시해 마을공동체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신건강 증상이 있는 주민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개별상담을 주선하고, 정신건강 상담료와 의료비 지원,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맞춤형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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