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의 나혜미-박성훈이 설렘 가득한 이른바 썸의 정석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극중, 우연인지 필연인지 의외의 상황에서 김미란(나혜미)과 장고래(박성훈)의 거듭된 만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금씩 서로를 향해 호감을 느끼며 파릇파릇한 사랑의 감정을 싹 틔어가는 이들의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불어넣고 있는 것.
미란은 어머니 소양자(임예진)가 당한 분양사기 탓에 어쩔 수 없이 노숙을 해야 했던 날, “힘내시라”는 말과 함께 자신들에게 돈을 건넨 고래의 존재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혹시나 고래가 자신을 알아볼까 노심초사하던 미란은 그가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는 PC방 단골고객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이는 두 사람이 점차 가까워질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변변치 못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속상함에 홀로 술을 마시던 미란을 취객으로부터 구해주는 한편, 미란이 고마움의 대가로 건넨 라면 값을 핑계로 자전거를 태워주며 퇴근길 에스코트를 해주는 등 무덤덤해보였던 고래 역시, 미란의 존재를 점차 인식하기 시작한 것.
고래는 이어, PC방 아르바이트 도중 실수를 연발하는 미란을 안타깝게 바라봤고 왠지 모를 이끌림에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자전거 에스코트를 자청했다. 미란은 보답의 의미로 고래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했고 고래는 그녀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등 뜻밖의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고래가 치과의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미란은 매일 PC방에 출근도장을 찍던 고래가 나타나지 않자 괜스레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을 혼술로 달래던 미란 앞에 진료를 마치고 귀가하던 고래가 나타났고 미란은 “오늘 왜 안 왔냐.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사고 난 줄 알고 엄청 걱정했다” 고 말했다.
미란은 이어 “이렇게 멀쩡하게 잘생겼는데 언제까지 백수로 살 거냐. 아저씨가 번듯한 직업만 있었어도 내가 이렇게 괴롭진 않을 거다”며 “그쪽이 아무리 좋아도 백수니까 좋아할 수가 없다. 우리 엄마가 놀고먹는 놈은 만나지 말라고 했다. 우리 엄마가 착한데 돈 없는 놈이 제일 나쁜 놈이라고 했다” 고 뜬금없이 속내를 고백해 고래를 ‘급’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술에 잔뜩 취했음에도 불구, 고래에게 자신의 누추한 집을 보여주기 싫었던 미란은 집까지 바래다주겠다는 고래를 애써 돌려세웠고 고래는 진짜 집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던 그녀를 끝까지 지켜보며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핑크빛 기류를 짐작케 했다.
한편,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한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 단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며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하나뿐인 내편’은 매주 토, 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된다.
김한나 기자 gkssk124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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