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방송도 되기 전 주연배우가 부상으로 교체된다면. 드라마 제작진과 출연진이라면 상상도하기 싫은 일이 일어날 뻔했다. 21일 첫 전파를 타는 SBS 새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이 겪은 상황이다. ‘황후의 품격’의 주연배우 최진혁은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 부상을 입어 한때 하차설까지 나돌았다.
최진혁은 20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황후의 품격’ 제작발표회 참석해 “목검으로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 눈 부위가 찢어져 병원에 다녀왔다”며 “30바늘을 꿰맸고 일주일 정도 지나 실밥을 풀면 괜찮아질 듯하다”고 머쓱해했다. 그는 이날 오른쪽 눈 부위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타났다. 최진혁은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놀라셨을 것이다. 첫 방송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촬영이 미뤄져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최진혁은 지난 19일 촬영 중 다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부상 때문에 이날 제작발표회도 참석이 불투명했었다.
최진혁은 2018년 한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이색 설정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이번 드라마에서 황실 경호원 천우빈 역을 맡았다. 난이도 높은 액션을 소화해야 하는 역할이다. 이날 공개된 ‘황후의 품격’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최진혁은 혼자 여러 명을 상대로 목검 무술을 시도하고, 자동차 추격 장면을 선보이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황후의 품격’을 연출하는 주동민 PD는 “배우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위험한 촬영도 하고 있다”며 “그러다 최진혁씨가 다치긴 했지만 다들 진심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후의 품격’은 오래 전부터 방송가의 눈길을 끌었다. SBS ‘아내의 유혹’과 ‘언니는 살아있다’, MBC ‘왔다 장보리’와 ‘내 딸 금사월’ 등의 김순옥 작가가 집필했다. 주 PD는 올 초 드라마 ‘리턴’ 방영 중 주연배우(고현정) 하차 사태를 겪었다. 김 작가와 주 PD의 조합만으로 기대 섞인 우려가 쏟아질 만했다.
김순옥 작가는 전작과 달리 이번 드라마에서 막장 요소를 걷어내고 젊은 로맨틱코미디를 선보일 각오다. 극중 뮤지컬 배우 오써니(장나라)가 대한제국 황제 이혁(신성록)과 열애설에 빠졌다가 결국 결혼하게 되는 내용이 이야기의 줄기다. 막장 염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궁 안의 음모와 암투, 살인, 복수, 불륜 등 자극적인 내용이 드라마 곳곳에 심어져 있다. SBS 관계자는 “(주 PD의) ‘리턴’의 경우 (주연배우 하차 사태를 겪으면서도) 올해 방영 된 드라마 중에서 가장 시청률(17%대)이 높았다”며 “주 PD의 완성도 있는 연출력을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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