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0일 세계아동의날을 맞아 “국가와 사회는 아동의 생존과 안전을 보호하고, 이들이 차별을 경험하지 않으면서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은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지만 아동이 처한 우리사회의 현실을 보면 그 약속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은 1989년 11월 20일 세상의 모든 아동에게 생존과 보호, 발달과 참여의 권리가 있음을 규정한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을 세계아동의날로 제정했다. 현재 이 협약에는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196개국이 가입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사회 아동 인권 현주소와 관련, “아동복지법은 아동이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고 자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취약계층 아동의 인권 보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를 당해도 불안정한 체류 자격과 아동복지시설의 입소 거부로 보호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특수교육기관이 부족해 장애아동이 부모와 함께 장거리 통학을 감내해야 하고 과밀학급도 많다” 등으로 부연했다.
또 “2007년 이래 지속적으로 9~24세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라며 “최근 광범위하게 드러나는 스쿨 미투(#Me Too) 현상과 학생 10명 중 3명이 학교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인권위 조사 결과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도 아동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올해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청소년 자살률은 10만명당 7.8명으로 가정문제(34.3%) 비관ㆍ우울(17.6%) 성적문제(12.0%) 등이 이유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