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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정규직 등 약자 보호 정책이 일자리 감소 불러온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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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정규직 등 약자 보호 정책이 일자리 감소 불러온 역설

입력
2018.11.2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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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전체 고용 규모를 감소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9일 내놓은 ‘비정규직 사용 규제가 기업의 고용 결정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중이 다른 사업장보다 10%포인트 높았던 기업들의 경우 기간제ㆍ파견 근로자를 2년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전체 고용 규모가 3.2% 줄었고 비정규직 고용은 10.1% 늘었다. 법 적용을 받지 않는 용역ㆍ도급 등을 늘리면서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악화한 것이다.

특히 노조가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법 적용을 피할 수 있는 용역ㆍ도급 등 비정규직 증가 폭이 두 배나 컸다. 또 이 같은 경향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뚜렷했다. 조합원 수가 많은 노조일수록 기득권 보호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선 해고가 쉽지 않은 정규직 전환에 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결국 비정규직 보호 정책이 전체 일자리를 줄이고 사각지대의 비정규직만 늘리는 풍선효과를 부른 셈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선의의 정책이 역효과를 낸 게 비단 비정규직법만은 아니다. 최저임금을 급하게 올리는 바람에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게 대표적이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특수고용직에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적용을 의무화할 경우 보험설계사 16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보험사ㆍ대리점 등이 설계사 조직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 부담 탓에 실적이 낮은 설계사부터 계약 해지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KDI는 고용의 이중구조를 완화하려면 정규직의 노동유연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규직 노조가 강성일수록 신규 고용 창출이 어려우리라는 건 불문가지다. 비정규직 규모를 줄이려면 정규직 과보호 구조를 깨고 임금 등 노동조건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가야 할 정책 방향이지만, 경직된 노동환경을 함께 개선하지 않으면 의도했던 고용 창출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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