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7년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 발표
국내 1만2,579개 회사법인의 지난해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이 36.1% 늘어난 가운데 숙박ㆍ음식점업 부문은 매출 1,000원 당 20원 이상 손해를 보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통계청의 ‘2017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의 회사법인은 1만2,579개로 전년 대비 0.9%(108개) 증가했다. 11개 업종 중 제조업(1.2%)과 운수ㆍ창고업(2.7%), 도소매업(1.3%)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법인 수가 증가했지만 금융보험업(-4.1%), 부동산업(-1.6%), 기타서비스업(-0.2%) 등 3개 업종에선 감소했다. 회사법인 종사자 수는 449만1,000명으로 1.0%(4만7,000명)늘었다.
조사대상 기업의 지난해 총 매출액(금융보험업 제외)은 2,343조원으로 전년 대비 8.3% 늘었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73조1,280억원으로 1년 새 36.1%(45조9,270억원) 뛰었다. 이에 따라 기업이 매출액 1,000원당 얻은 순이익도 73.9원으로 전년 대비 25.7%(15.1원) 증가했다.
전체적인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독 숙박ㆍ음식점업 종사 기업의 세전순이익은 -6,270억원으로 손실을 봤다. 2016년 순이익 5,290억원보다 1조1,550억원이나 줄었다. 숙박ㆍ음식점업이 순손실을 기록한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래 처음이다. 매출액 1,000원당 순이익은 -20.3원으로, 17.8원에 불과했던 2016년 실적보다도 후퇴했다. 지난해 3월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으로 인해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대출이자 등 영업외비용이 상승한 결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가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점을 감안할 때 영세업체까지 포함한 음식ㆍ숙박업 종사 기업의 실적은 이보다 훨씬 저조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올해는 실적이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순이익률이 가장 높은 산업은 부동산업이었다. 건물 임대업, 부동산 개발업 등이 실적 호조를 보이며 부동산업의 매출액 1,000원당 순이익은 전년(169.6원)보다 13%(22.0원) 늘어난 191.6원을 기록했다. 전체 산업의 평균 순이익과 비교하면 2배를 웃돈다.
지난해 신규산업에 진출했다고 답한 기업은 239개로 전체 기업의 1.9%에 불과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등으로 정권 교체가 예정보다 앞당겨지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19개로 49.8%를 차지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숙박ㆍ음식점업 부문은 신규사업 진출한 업체가 2개에 불과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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