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실무진과 방미… ‘협력사업 제재 면제’ 합의할지 주목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 협상 관련 한미간 상시적 실무 협의를 위해 구성된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공식 출범 후 첫 회의를 연다. 연내 예정된 남북협력 사업이 대북제재로 인해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어 미측과 제재 면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오후 개최되는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를 위해 1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 본부장과 함께 워킹그룹에 참여하는 통일부 교류협력담당 과장급 인사, 국가안보실 관계자 등도 동행했다. 이 본부장과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말 대북문제 조율을 위해 한미 워킹그룹 구성에 합의했으며,실제 회의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부가 밝힌 워킹그룹 4대 의제는 △한미 간 외교 공조 △비핵화 노력 △대북제재 이행 △남북협력이다. 이 중에서도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남북이 연내 실시하기로 합의한 철도ㆍ도로 연결 착공식, 북한 양묘장 현대화 등 협력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여부가 될 전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와 착공식 문제를 최종 조율해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면서 “산림협력 역시 제재 문제로 멈춰 서 있어 사업 추진을 위해선 워킹그룹을 통한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제재 관련 합의가 무난히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8일 북미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이래 회담 재개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양측이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신호는 계속해서 발신하고 있어서다. 북측은 16일 미국인 1명을 억류 한달여만에 석방했고, 미 국무부는 즉각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1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북 협상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현재 가고 있는 방향에 매우 만족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임을 거듭 밝혔다.
다만 워킹그룹을 향한 북측의경계는 여전해 보인다. 이날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남조선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실무팀’을 통해 북과 남의 협의사항에 대한 미국의 개입과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미국이 북남관계 개선 문제를 놓고 남조선(남한) 당국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우리 민족 내부 문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자 우롱”이라고 비판했다.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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