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1박2일 방북 후 귀환
“미국 제재 풀리면 3개월 준비 후 관광 재개 가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9일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참석차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날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금강산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회장 15주기 행사에서 “올해 안에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 북미 관계 등으로 미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번 방북 기간에 북측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 관련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북측에서도 빠른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구체적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현 상황에서 전망하는 남북경협 재개 시점에 대해서도 “민간기업으로서는 어떤 입장을 밝히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에서 (대북) 제재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민족이 화해하는 길을 개척한 현대는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도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 18일 금강산호텔에서 가진 방북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10년 관광을 하고, 막힌 게 또 10년이다. 마음고생이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작년만 해도 막막했는데 올해는 내심 빨리 됐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북)제재만 풀리면 바로 (시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관광 준비 상황과 관련해 “시설점검, 안전보강, 직원 선발 및 교육 등에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북측은 우리보다 마음이 급하다. 빨리 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강산관광 중단의 계기가 됐던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안전 우려에 대해 “당시 3대 선결 조건(진상 규명ㆍ재발 방지 약속ㆍ신변 안전 보장)에 대한 문서도 만들었다”면서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있으면 국민도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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