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광고 허락해주면 외주업체와 상생하겠다?
KBS와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방송협회가 중간광고로 생기는 추가 재원을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하고 외주제작 환경개선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방송협회는 19일 ‘방송의 공익성 강화와 상생환경 조성을 위한 지상파 방송의 대국민약속’을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는 중간광고 도입으로 추가 재원이 들어오면 과감히 제작 투자를 감행해 콘텐츠에 경쟁력을 갖추고, 열악한 외주제작 환경과 스태프 처우를 개선하는데 재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구제적인 내용을 추가해 입법예고 후 국민의견 수렴 등을 거칠 계획이다.
지상파 광고매출은 2011년 2조3,754억원에서 2016년 1조6,228억원으로 급감했다. 협회는 “광고 수급을 어렵게 만드는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광고제도 비대칭규제가 양질의 방송콘텐츠 제작ㆍ공급을 위축되게 했다”고 주장했다.
외주업체 상생방안으로 KBS는 독립제작사 프로그램의 제작비 현실화를 위해 ‘적정제작비 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독립제작사의 재무 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방송사 (수입)귀속 분을 하향 조정하는 간접비 개선 사업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MBC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비를 3~15% 인상하고, 예능 프로그램 제작 협력업체의 식비ㆍ숙박비 4~9% 인상과 최저 임금 연동 인건비 제도 도입, 드라마 제작비 10~18% 인상 등을 시행한다고 약속했다. SBS는 외주제작 공정거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시행중인 표준계약서와 함께 최저임금 등 변화를 반영한 ‘표준 외주제작비’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송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 방송작가는 “SBS가 올해 초부터 표준계약서를 이행한다고 하지만, 자사에 불리한 독소조항을 뺀 것이라 ‘표준 외주제작비’ 조정 등에 큰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 광고 매출과 달리 지상파 방송사의 전체 매출은 증가해 재원 부족으로 프로그램에 투자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문제를 놓고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할 시청자의 권리와 이익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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