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사이먼’은 ‘스마트폰’이란 말보다 먼저 세상에 등장한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1992년 11월 2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컴덱스 박람회에 출시된, IBM과 벨사우스(Bellsouth)사가 공동개발한 제품. 본명은 ‘IBM 사이먼 퍼스널 커뮤니케이터’였다.
세로 20cm 가로 6.3cm 두께 3.8cm에 무게 500g의 사이먼은 지금 보자면 벽돌 같은 둔한 모양새지만, 당시로선 “움직이는 사무실”이란 찬사를 결코 과장이라 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기능과 사양을 갖춘 첨단 전화기였다. 우선 사이먼은 숫자 버튼이 없는 터치스크린 방식이었다. 통화 기능 외에 이메일ㆍ팩스 송신과 호출이 가능했고, 입력한 텍스트 일부로 전체 텍스트를 유추하는 텍스트 자동완성기능까지 갖췄다. 자체 메모리 기능이 있어 주소록과 계산기, 달력, 시계 기능이 포함됐고, 간단한 게임도 가능했다. 인터넷과 웹브라우저가 막 등장한 시절이었다.
사이먼은 1994년 8월 16일, 미국 150여개 도시에서 동시 시판됐다. 문제는 가격과 배터리 성능, 운용 안정성이었다. 정가 1,099달러(벨사우스 2년 약정가 899달러)에 달했던 사이먼의 배터리 용량은 사용시간 기준 1시간 정도에 불과했고, 쓰다가 도중에 기능이 멎는 예가 꽤 잦았다. 풍성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극도로 부진했다. 사이먼의 가격은 599달러까지 내렸지만, 6개월 동안 5만대가량 팔리는 데 그쳤고, 불과 얼마 뒤 생산이 중단됐다.
혁신의 바통을 이은 노키아는 96년 ‘노키아 9000’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컴퓨터 기반 휴대폰(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했다. 모니터 컬러화와 개방형 운영체제를 갖춘 노키아 9210, 카메라 기능을 장착한 Wifi폰 노키아 9500 등이 대표주자였다. 애플이 iOS 기반의 휴대전화에 자사 인기상품인 아이팟과 모바일 인터넷 기능을 합친 아이폰을 출시한 것은 2007년이었다. 지난 10월 출시된 애플 최신 모델 ‘아이폰 XS 맥시’의 미국 출시가는 1,449달러다.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2018년 말 현재 세계에는 약 33억대의 스마트폰이 보급돼 있고, 2009년 아이폰3를 통해 스마트폰과 본격적인 대면을 시작한 한국의 경우 올해 5,000만대를 돌파해 1인 1스마트폰 시대를 맞이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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