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FA 취득 선수 22명 공개… 최대어 양의지, 80억원 넘을 듯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 취득 선수 22명을 17일 공시했고,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선수들은 21일부터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수년간 ‘광풍’이 불었던 FA 시장은 올해 움츠러들 전망이다. 구단들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이미 내년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 상한제(100만달러)를 도입한 데 이어 FA 상한액(4년 80억원)도 구단들의 뜻을 모아 추진하려고 했다. 하지만 FA 제도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반대에 부딪혀 연내 개편은 무산됐다.
매년 적자구조에 허덕이는 구단들이 ‘몸집 줄이기’에 강한 의지를 보인 상황에서 100억원이 넘는 대형 계약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구단들이 이면계약 금지를 약속하면서 투명성을 내걸었다. KBO에 제출한 FA 계약서와 실제 계약 규모가 다른 것이 밝혀지면 해당 구단은 다음 연도 신인 1차 지명권 박탈과 제재금 10억원을 내야 한다. 해당 선수도 1년간 리그에서 뛸 수 없다.
한파 조짐에도 FA 최대어로 꼽히는 두산 포수 양의지(31)는 따뜻한 겨울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2차례 경험한 양의지는 두산 전력의 반으로 평가 받을 만큼 공ㆍ수를 겸비한 국내 최고의 포수다. 올 시즌 0.358의 고타율(2위)을 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선 허리 부상으로 빠진 김재환 대신 4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또 투수 리드나 프레이밍(볼을 스트라이크로 둔갑시키는 포구 기술), 송구 등 포수로서 갖출 능력을 모두 장착했고, 나이도 향후 3~4년은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다. 때문에 지난해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의 역대 FA 포수 최고액인 4년 80억원은 무난히 갈아치울 것이 유력하다.
두산은 “양의지를 붙잡겠다”고 했지만 타 구단과 경쟁이 붙을 경우 발을 뺄 수도 있다. 포수가 약한 롯데와 NC, KIA 등이 영입전에 뛰어들만 하다. 하지만 다수의 팀이 거액을 베팅하기보다는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고, ‘거품 빼기’ 바람이 불어 100억원대 계약은 힘들 수도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양의지 외에 대형 FA로 주목 받는 이는 SK 내야수 최정(31)과 안방마님 이재원(30)이다. 둘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SK 잔류가 점쳐진다. 염경엽 SK 신임 감독 역시 “단장을 할 때부터 둘은 꼭 잡는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이들 세 명 외 FA 선수들에게는 유독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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