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금융당국의 고의 분식회계 판정으로 14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지난해 삼성바이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4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 10명 중 7명은 삼성바이오 보유 주식이 50주 미만이었다. 최근 일부 개인투자자는 삼성바이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18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삼성바이오의 개인 소액주주는 7만8,640명으로 전년 말보다 3만9,702명 늘었다. 삼성바이오는 2016년 11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부터 개인투자자가 급속히 늘어 1년여 만에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개인 소액주주의 보유주식은 2016년 말 334만주에서 지난해 말 711만주로 급증했다. 이들의 보유주식은 발행주식의 10.74% 수준으로 지난해 말 주가(37만1,000원)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보유가치는 2조6,374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는 상장 직후 참여연대가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고 이듬해인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에 들어갔지만 개인투자자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당시만 해도 바이오 열풍을 타고 한창 주가가 힘을 받고 있던 데다 삼성이 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꼽으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의 주가는 2016년 말 15만1,000원에서 지난해 말 37만1,000원으로 1년 만에 145.7% 상승했고, 올해 4월에는 장중 6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난 14일 종가는 33만4,500원이다.
삼성바이오 개인 소액주주 10명 중 7명은 50주 미만을 보유한 ‘개미’ 투자자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주 미만 보유자가 2만4,323명으로 전체 주주의 30.32%였고 10~50주 보유자가 3만2,639명으로 40.69%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만1,026명, 전체의 26.21%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1만8,187명(22.67%), 30대 1만3,946명(17.38%), 60대 1만2,561명(15.66%) 순이었다. 20대는 5,132명(6.39%)이었고 20대 미만도 1,652명(2.05%) 있었다.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삼성바이오 주식은 ‘거래가 정지돼도 상장폐지는 당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개인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지만, 막상 거래 정지로 투자금이 묶이게 되자 투자자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는 삼성바이오와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소송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한결의 김광중 변호사는 “지금까지 200명 정도의 투자자들이 연락이 왔고 이달 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분식회계로 자산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상태에서 이를 모르고 주식을 산 선의의 투자자들이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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