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08__hkkim)’ 계정 소유주를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로 결론 내리면서 과거 ‘혜경궁 김씨’ 글들이 새삼 주목 받는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혜경궁 김씨란 이름이 붙은 이 계정은 ‘정의를 위하여’라는 문패로201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다.
이 계정은 초기에는 이 지사의 성남시 행정을 비판했던 친형 이재선 씨(작고)를 주로 저격했다.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건 이재선의 처와 딸인데 이 시장에게 덮어 씌우는 이유는” 등 날 선 공격을 이어갔다.
이후 이 시장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나오면서 공격대상을 정치권 인사들 쪽으로 옮겼다. 당시 계정은 유력한 대선 주자였던 문제인 후보를 향해 “문재인이나 와이프나…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소원이냐? 미친 달레반들”, “문재인이 아들도 특혜준 건? 정유라네” 등 가차 없이 비판했다.
문 후보와 노 전 대통령을 연결 지어 동시에 비하하는 글도 서슴지 않았다. “노무현 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문 후보 대통령 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보자구요” 등의 글이 대표적이다.
올해 6월 경기지사 선거에선 당내 경쟁자이던 전해철 의원에게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라고 비난했고 최성 고양시장을 향해서는 “문돗개” “문따까리” 라고 조롱했다. 경쟁자에게는 가차없는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이 시장은 적극 지지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관련 발언은 활동의 정점을 찍었다. 당시 계정주는 이 지사를 비판한 네티즌들에게 “당신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 니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라고 막말을 남겨 네티즌들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도를 넘은 비방에 비판 여론은 들끓었고, 영문 이니셜이 같다는 점에서 계정의 소유주가 이 지사의 부인인 김씨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결국 이정렬 변호사가 트위터 계정 주인이 김씨가 유력하게 의심된다며 고발, 경찰 수사의 불씨를 당겼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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