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대회 전남대표로 출전
전남 해남군은 민속놀이 등 전통문화가 산재한 우수영에 강강술래에 이어‘들소리’가 50년 만에 복원됐다고 18일 밝혔다.
해남군은 최근 우수영 지역에 전해지던 남자 들소리 복원을 마치고 들소리를 첫 권으로 하는 해남무형문화유산 총서를 발간한다. 들소리는 말 그대로 논과 밭에서 들일을 할 때 부르는 소리다.
특히 전국적으로 산재한 들소리 중 우수영 들소리는 모뜨는 소리, 모심는 소리, 보리타작소리, 논매는 소리, 장원질소리 등으로 구성돼 다른 지역과 비교되는 특징이 있다.
우수영 들소리는 판소리 어법을 들소리에 적용해 선율이 화려하고, 꺾는 음을 중심으로 시김새(장식음)를 다양하게 활용해 음악적 짜임새가 두드러진다. 더욱이 당대 유행하던 사당패 소리를 지역화해서 부르고 있는 점도 남다르다.
이 때문에 복원 과정도 상당히 까다로워 전문 소리꾼인 이병채 명창이 들소리를 직접 체득한 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소리 지도를 하는 방식으로 복원작업이 진행됐다.
또한 남다른 사연도 숨어있다. 입으로만 간간이 전해지던 우수영 남자 들소리가 세상에 다시 빛을 본 것은 1968년의 들소리 녹음테이프가 44년 만에 우연히 발견되어서다.
2013년 ‘전라우수영 들소리 보존회’를 구성하고, 박기만 회장을 중심으로 20여명의 주민은 매주 월요일, 문내 경로당에 모여 ‘들소리’복원을 위한 소리 연습에 매진해 왔다. 당초 남자 들소리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계승할만한 사람이 없어 여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복원작업을 시작한 지 6년째, 우수영 들소리는 지난 9월 열린 제44회 전남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장려상에 이은 최고상 수상으로, 내년 개최되는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전남도 대표로 출전한다.
우수영 들소리 복원을 연구해온 이경엽 목포대 교수는 “우수영 들소리는 우수영 사람들이 향유해온 음악 문화와 문화적 지향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도 지정 문화재로서의 승격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해남 우수영은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울돌목을 중심으로 강강술래와 부녀농요, 우수영 줄다리기 등 전통문화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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