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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치매 검사는 가라… 7분짜리 드라마 한 편이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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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치매 검사는 가라… 7분짜리 드라마 한 편이면 끝!

입력
2018.11.19 23: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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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짜리 미니 드라마 1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검사는 간단하다. 3차원 가상현실(VR) 시청 장비를 쓰고 7분 분량의 미니 드라마를 본다. 생일을 맞은 1명과 생일파티에 초대 받은 6명에게 일어나는 상황이 드라마 내용이다. 7분에 불과하지만 등장인물, 배경, 소품, 어투 및 억양 등 모든 요소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돼 개인 인지기능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드라마를 본 뒤 20분간 ‘그 여성이 착용한 액세서리는 무엇인가’ 등 102개 질문에 답하면,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점수를 환산해 치매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치매 진단 기술은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최지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김고운 전북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만들었다.

나 교수는 “피험자가 모니터를 안경처럼 착용해 볼 수 있는 HMD(Head Mounted Display)를 쓴 상태에서 드라마를 보도록 해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고 했다.

기존 검사가 여러 단어를 나열하고 제한된 시간에 암기하라는 등 일종의 시험과 같았다면 새로운 진단법은 피험자 인지기능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연구팀이 주관적 인지기능장애, 경도(輕度)인지장애, 치매 환자 등 52명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93.8~95.1%의 검사정확도를 보였다. 영상을 본 피험자의 답변 내용만으로도 해당 피험자가 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 등을 거의 정확히 감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경도인지장애를 세분화해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 성분이 있어 치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을 때도 새 진단법으로 치매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 또한, 치매 확진 시 필요한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 대상자도 간추릴 수 있어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게재됐다.

나 교수팀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전국 건강검진센터 등에 드라마 영상을 담은 CD와 설문지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치매 전(前)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는 방치하면 5년 안에 90%가 치매가 된다. 현재 병원에서 치매 여부를 진단할 때는 신경심리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해야 한다. 이들 검사를 모두 받으려면 150만~200만원 정도 들고, 검사시간도 2~3시간이나 걸려 검사를 받는 이가 많지 않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치매 의심 환자가 7분짜리 미니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치매 검사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치매 의심 환자가 7분짜리 미니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치매 검사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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