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직후 주말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 논술고사는 짧으면 하루, 길어야 일주일 정도 밖에 준비 시간이 없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당장 17, 18일은 성균관대 연세대 서강대 경희대 건국대 단국대에서 논술고사가 진행되고 다음주 주말인 24, 25일에도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 주요 대학의 논술이 예정돼 있다. 특히 올해 수능은 역대급으로 어려운 ‘불수능’이란 평가가 나오는 만큼, 정시 지원 대신 논술고사와 같은 수시 대학별고사에 집중하려는 수험생들이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대학별 문제 유형을 파악해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답안 작성을 해보는 것이 이 시기 최선의 논술 준비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문계열 지원자들이 응시하는 ‘인문 논술’은 △언어 논술 △통계도표 분석 △수리 논술 △영어 제시문이 다양하게 결합돼 출제된다.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 언어논술과 통계도표를 비중 있게 출제하는 대학은 성균관대 한국외대, 수리 문항을 별도 문항으로 출제하는 대학은 경희대(사회) 한양대(상경) 중앙대(경제∙경영) 등으로 대학마다 제시문 조합이 다르니 사전에 지원 대학의 유형을 알고 있으면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문계열 논술은 ‘제시문 요약-제시문 비교/대조-A의 관점에서 B 평가’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수험생은 이러한 기본 유형에 접근하는 나만의 문제 해결법을 정해두고 제시문간 연관성을 파악하며 답변을 작성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간이 좀 더 있다면 최근 사회적 이슈를 정리해 논제로 만들어보면서 이해해보는 것도 좋다.
자연계열 지원자들이 치르는 ‘수리 논술’은 개념 정리보다는 기출문제를 통해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많은 문제를 풀려고 욕심내기 보다는 대표 유형 하나라도 답에 도달하는 과정을 꼼꼼하고 명확하게 증명해 보기를 권한다. 종종 계산의 일부를 생략하거나 교과 과정에 없는 ‘편법 공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역시 자연계열 응시생들이 보는 ‘과학 논술’은 심화 내용이 출제되는 경우, 종종 알고 있는 것을 단순 나열하거나 과학적 지식을 과시하는 답안을 작성하려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채점자가 보고자 하는 것은 과학적 사고에 기반한 문제 해결 과정과 논리적 결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식을 내세우기보다는 교과 과정에 있는 과학 용어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야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또 대학이 문제를 출제할 때는 고등학교 교과과정 중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주제를 활용하니 교과서 각 단원의 심화 또는 탐구영역, ‘더 생각해보기’처럼 단원 마무리영역을 이용해 개념과 유형 정리, 답안 작성을 연습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구나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최근 기출문제와 대학 모의논술 문제를 찾을 수 있다. 대학 고사 시간과 동일한 시간, 유사한 답안지 양식을 활용해 최대한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논술을 연습해 보자. 답안 작성이 완료되면 대학에서 제시한 모범 답안이나 논술 해설 영상을 보면서 본인의 답과 비교해 본다. 이것도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논술고사 당일은 여러 대학이 동시에 시험을 진행하고 대학별 응시 인원도 많아 평소보다 고사장까지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늦지 않게 고사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출발하도록 한다. 대학에 따라 고사장이 여러 곳이거나 고사장 위치가 학교 내 건물이 아닌 곳에서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으니 본인의 정확한 고사장 위치도 미리 확인해 놓아야 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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