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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김치 수요 느는데... 수출 업계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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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김치 수요 느는데... 수출 업계는 한숨

입력
2018.11.16 16:46
수정
2018.11.16 18: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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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종가집 횡성공장의 포장김치 제조 현장. 대상 제공
대상 종가집 횡성공장의 포장김치 제조 현장. 대상 제공

1ㆍ2인 가구 증가에 따라 김장 대신 시판 김치 구매가 늘면서 포장김치 시장을 둘러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김치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의 신규 투자, 사업 인수를 규제할 계획이어서 대상, CJ제일제당 등 시장을 이끄는 업체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15일 이마트에 따르면 50대 이상 소비자의 포장김치 구매 비중은 2016년 전년 대비 40.0% 늘어난 데 이어 올해(1~10월)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4.4% 증가했다. 포장김치 매출 증가율도 올해 전년 대비 18.7% 늘며 지난해 증가율인 8%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최근 시행한 ‘김장 의향’ 설문 조사에서 시판 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는 2014년 8.1%에서 올해 15.8%로 늘었다. 대상이 자사 블로그에서 주부 2,8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김장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2016년에 비해 9% 증가한 56%를 나타냈다.

2014년 1,400억원대였던 포장김치 시장이 지난해 2,100억원대로 확대하면서 30년 넘게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대상과 2위 CJ제일제당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2013년 대상 종가집과 CJ제일제당 비비고의 포장김치 오프라인 소매시장 점유율은 각각 59.7%와 8.3%로 큰 차이를 보였으나 올 상반기엔 각각 47.4%, 31.4%로 격차가 줄었다. 두 업체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포장김치 시장은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포장김치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풀무원, 동원, 신세계푸드 등 포장김치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면서 포장김치 시장은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포장김치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부가 대기업의 김치 사업을 규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12월 시행을 앞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에 김치가 포함돼 있어 앞으로 5년간 대기업은 김치 사업을 인수하거나 개시, 확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치 업계는 ‘김치의 세계화’를 외치는 정부가 오히려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산 저가 김치가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산 김치 수출액은 2014년 8,403만달러에서 지난해 8,139만달러로 줄어든 반면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2014년 1억44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2,868만달러로 늘었다. 1조원대에 달하는 국내 기업 간 거래(B2B) 김치 시장에서 중국산의 점유율은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치 무역도 2010년 이후 적자로 돌아서며 지난해 적자 폭은 52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상과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목소리로 “중소기업은 급식업체나 식당 등에 납품하는 B2B 위주이고 대기업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중심이어서 사업 영역이 다르다”며 “김치 수출을 위해선 배추 수급 관리를 통한 가격 안정화, 위생 안전 관리, 숙성 속도 조절 등에 대한 기술ㆍ개발(R&D)과 투자 확대가 필요한데 이를 규제하게 되면 국내 산업이 둔화하고 중국 업체만 활개를 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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