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금융기관의 핀테크 기업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해외진출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16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15개 은행장들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총리는 “내외 경제 여건이 동시에 안 좋은 상황인데 국내 경제에 피가 돌게 해줬다”며 은행이 정부 경제운영에 협력한 점, 중견ㆍ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한 점, 취약계층과 서민지원을 확대한 점, 청년일자리 창출에 나선 점 등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또 “정부가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인터넷전문은행법 같은 법 제도 정비 또는 환경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더 해야 할 것은 없는지 제안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 빈대인 부산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 심성훈 K뱅크 은행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 등이 함께했다. 산업 농협 SC제일 수출입은행 등 4개 은행장은 해외출장 중이라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은행장들은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부서를 설립해 핀테크를 추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관련법령에 따라 금융기관은 핀테크 기업의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금융기관이 핀테크 기업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금고 유치 경쟁에서 지방은행을 배려해달라는 요청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은행을 일정부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적극 권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은행이 이익을 많이 내면 예대마진으로 돈을 쉽게 번다고 비난 받고, 이익을 적게 내면 무능하다고 비판 받는 것은 금융인의 숙명 같다며 은행에 가능한 이익을 많이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은행 해외진출 시 정부가 현지 당국에 관련 인가를 빨리 내줄 수 있도록 협조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ㆍ자동차 부품 업종에 대한 대책을 연내 발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현안이 있을 때 경제부총리나 금융위원장이 은행장을 만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총리가 은행장들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태영 회장은 “(이 총리에게) 금융ㆍ산업 현장에서 치열하게 뛰고 있는 은행장들을 한 번 격려해주기를 부탁 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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