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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꿀벌 보급 확대… 국내 꿀 생산량 확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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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꿀벌 보급 확대… 국내 꿀 생산량 확 늘리겠다”

입력
2018.11.23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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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벌 키워낸 윤여한씨 

 경력 36년 경북도 선정 농업명장 

 울릉도 이어 사량도에 육종장 

 “기존보다 꿀 생산력 40% 높고 

 부저병 등 각종 질병에도 강해” 

경북 예천 양봉농민 윤여한 씨.
경북 예천 양봉농민 윤여한 씨.

“위기의 한국양봉, 슈펴급 꿀벌인 장원벌이 구원할겁니다.” 경력 36년 양봉의 달인 윤여한(58)씨. 일반 꿀벌보다 꿀 생산력이 월등한 장원벌을 육종해낸 일등공신이다. 공을 인정받아 최근 경북도 농업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장원벌이 기존 꿀벌을 대체하면 밀원식물 부족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양봉산업 르네상스를 앞당길 것으로 확신했다.

장원벌은 2014년 꿀벌로는 국내 처음으로 정부장려품종으로 지정됐다. 기존 국내 꿀벌보다 꿀은 40%, 꽃가루는 50%, 로열젤리는 10% 가량 더 생산할 수 있는 슈퍼 꿀벌이다. 특히 양봉농가를 괴롭히는 각종 꿀벌 질병에 강하다. 윤씨는 “토종벌을 초토화시키는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질병이 일부 양봉에도 피해를 주는데, 장원벌은 아직 전혀 없다”며 “양봉에 많은 부저병 석고병에도 강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장원 여왕벌 개인 분양 가격이 1마리에 15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상용화 단계를 지나 보급이 원활해 지면 가격을 낮출 예정”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선 2만5,000농가가 238만8,000통의 꿀벌로 1만5,000톤 가량의 벌꿀을 생산했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2008년 2만6,900톤의 절반 수준으로 준 셈이다. 장원벌이 널리 보급되면 생산량 감소를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씨는 울릉도 나리분지에 있는 경북도 우량벌꿀 품종보급 육종장 현장 책임자다. 이곳은 장원벌의 우수한 형질을 유지한 채 증식하기 위한 것으로, 격리교미장이다. 경북도가 2016년 3월 울릉도 나리분지 1만6,000㎡ 부지에 3곳을 조성했다. 윤씨는 “여왕벌은 공중에서 다수의 수벌과 교미하는 특성이 있는데, 육지에선 잡종벌이 생길 수 있다”며 “경남 사량도에도 육종장을 조성해 내년부터 양봉농가에 장원벌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울릉도 육종장의 연간 장원벌 생산규모는 3,000마리 정도. 최대 5,000마리까지 가능하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다. 사량도 육종장 조성에 나선 이유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경북도내 285농가에 장원벌 여왕벌 7,505마리와 다른 지역에 1,000마리 가량 보급했다. 윤씨는 동료 양봉인과 교대로 울릉도를 드나들며 육종장을 관리하고 있다.

윤씨가 신품종 벌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6년쯤부터다. 그는 1983년부터 양봉일에 나섰다가 1년 가량 자동차회사에 근무한 것을 빼면 줄곧 양봉을 하고 있다. 윤씨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국내 양봉농가에서 주로 키우는 꿀벌 대부분이 1904년 국내에 들여온 유럽 원산이지만 잡종화로 중국이나 호주산에 비해 생산성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장원벌 이전까지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품종등록된 꿀벌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양봉인과 신품종 육종에 대해 의견을 나누던 중 2007년 예천군이 5,0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면서 본격화했다. 윤씨는 “중국에서 공인 여왕벌을 가장 많이 보급하는 지린성양봉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정보를 수집했고, 예천군이 전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11억 원을 들여 꿀벌육종연구센터를 설립했다”며 “지린성연구소와 2008~2010년 2차례 우량종봉 생산연구를 했고, 농촌진흥청도 공동연구사업에 가세해 2014년 12월 국내 처음으로 꿀벌 장려품종 1호인 ‘장원’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우리나라도 양봉선진국처럼 양봉농가가 여왕벌을 구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우수품종 육종ㆍ증식 기반을 확충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피력했다.

예천=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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