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서 ‘아ㆍ태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열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이 16일 경기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했다. 북한 측 일행 5명은 이번 국제 대회 참석 차 지난 14일 방남했다.
이날 대회는 일제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과 아시아태평양의 평화ㆍ번영을 논의하는 학술회의다. 전범 피해를 입은 10개국 관계자들은 이날 강제동원 희생자의 피해 사실을 공유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환영사에서 “남북이 지금 이곳 경기도에서 서로 눈을 맞추고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실질적인 교류협력에 나설 것”이라며 “경기도가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리종혁 부위원장은 답사를 통해 “조선반도와 아시아 태평양의 진정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아시아 태평양 각지에서 수많은 인민들이 전쟁터에 강제 노역을 당하고 비참하게 죽어간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일본의 전쟁범죄를 상기한 뒤 “그러나 아직까지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반성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아태 지역의 갈등과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 부위원장은 “강제노역과 성노예 등 일본은 각종 전쟁 범죄에 대해 70년이 지난 오늘까지 사죄 보상은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고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국인 독일의 반성과 피해보상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북일간의 평화적 협력을 위해서는 역사적 범죄 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사과, 적절한 보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국제대회에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사과했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도 참석, 강연을 펼쳤다. 그는 강연에서 “일본이 (강제노역 등)굉장히 고통스러운 경험을 제공을 한 것 같다. 일본사람들은 사죄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본과 한국, 북한 정부 관계자들이 기금 등을 동원 하던지, 사죄 의미를 포함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최종적인 결론을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회의에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전범 피해국의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본 행사에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북핵 문제 해결과정에서 난제 극복방안’이란 주제의 기조 강연이 진행했다. 2부 행사에선 허상수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이사장이 좌장으로 나선 토론 세션이 진행됐다.
행사 직후 대회 참가국들과 단체들은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일본이 자행한 강제 동원을 전쟁 범죄로 간주해 규탄하고, 인적, 물적 수탈 진상 조사를 위해 국제기구와 협력키로 했다. 강제 동원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추모비와 평화 공원을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조성하고, 전시희생자의 유해 발굴 사업에 협력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국제대회는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의 주최로 열렸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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