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한일 중간수역에서 조업 중 일본 어선과 충돌한 문창호가 부산으로 예인돼 본격적인 사고 조사에 들어간다. 특히 사고 지점이 독도 인근 해역인 데다, 최근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된 시점이라 조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해 해양경찰서는 해당 수역 관리선인 무궁화 1호에 인계, 부산 대변항으로 예인한다고 16일 밝혔다. 문창호는 이날 오후 6시쯤 입항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경은 선박 수리 일정과 선원들의 건강상태 등을 확인한 뒤 담당 관서를 새로 지정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경남 통영 선적의 문창호(48톤급)는 지난 15일 오전 9시38분쯤 독도 북동쪽 333㎞(180해리) 지점에서 조업 중 일본 세이토쿠마루호(164톤급)와 충돌, 선미가 50㎝ 가량 침수됐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가운데 문창호 선원 13명은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 2척에 의해 전원 구조됐다. 반면 우리 어선보다 3배 이상 큰 일본 어선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해경은 사고 당일 문창호 선장 김모(52)씨와 선박에 대한 1차 사고 경위 조사를 마쳤다. 동해 해경 관계자는 “문창호는 강화 플라스틱 소재(FRP)로 이뤄진 반면 일본 어선을 철선이라 우리 측 피해가 컸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일본 어선이 먼저 다가와 들이 받았다’는 진술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또 사고 당일 잠수요원을 투입, 문창호의 왼쪽 뒷부분이 가로1.5m, 세로 2m 가량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문창호에 실려 있던 연료를 다른 어선에 옮겨 실었다.
이번 사고는 국제법에 따라 한일 양국이 자국 어선을 조사한 뒤 결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시시비비를 가리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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