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을 대상으로 경품을 제공하거나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이벤트 경쟁에 나섰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될 이들을 거래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선점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14일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신규 가입하는 수험생 또는 학부모 2만명에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자사 포인트(하나머니) 1만점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또 통장(Young하나통장) 또는 적금(Young하나적금, 도전365적금)을 개설하거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1Q Bank’에 가입하는 수험생 및 학부모 243명을 추첨해 장학금 100만원, 인공지능(AI) 스피커, 모바일 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다음달 9일까지 모바일뱅킹 ‘리브똑똑’에 가입하는 수험생(1999년~2001년생) 전원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포인트리) 8,000점을 적립해주고, 23일에는 서울 마포구 홍대앞 문화공간인 ‘KB락스타 청춘마루’에서 수험생을 대상으로 ‘수능 탈출! 청춘 드림 콘서트’도 연다. 신한은행도 다음달 14일까지 자사 스마트폰뱅킹 앱 ‘쏠(SOL)’에 가입해 신규 계좌를 개설한 수험생 가운데 선착순 2,019명에게 스타벅스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은 26일까지 자사 공식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수험생에게 응원 댓글을 작성한 이들에게 추첨을 통해 아이폰XS, 케이크 등을 제공하고, NH농협은행도 26일까지 공식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 뒤 수험생을 태그해 격려 메시지를 남긴 학부모나 지인 중 추첨을 통해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 등을 증정한다.
유통업계처럼 활발하지는 않지만 은행이 수험생을 겨냥한 각종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캠퍼스 생활과 사회 생활을 앞둔 ‘잠재 고객’인 이들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당장 대학 입학생 상당수가 학자금이나 생활비 대출을 받게 되고, 취업이나 아르바이트 등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은행 거래가 잦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일찌감치 이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것이 잠재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험생 중에는 대학 졸업할 때까지 수천만 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이 취업하고 결혼하면서 각종 예적금 가입, 대출 등을 통해 특정 은행과 장기간 거래를 이어갈 가능성을 감안하면 수험생과 접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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