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험생 ‘필적 확인 문구’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수험생들을 위로해주는 아름다운 문구라는 이유에서다.
2019학년도 수능 ‘수험생 필적 확인 문구’는 김남조의 시 ‘편지’의 구절인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였다.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2006년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부정행위가 대거 적발되면서 수험생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답안지 필적 확인란에 특정 문구를 쓰도록 한 것이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능 출제위원들이 정하며 필적 확인에 필요한 기술적 요소가 담긴 문장 중 수험생에게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문장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학년도 ‘필적 확인 문구’가 공개되자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수험생들의 마음을 감싸주는 아름다운 문구”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트위터에는 시 ‘편지’ 전문을 공유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필적 확인 문구가 처음 도입된 2006년도 수능에선 윤동주의 시 ‘서시’ 중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구절을 적도록 했다.
2007학년도에는 정지용의 시 ‘향수’의 구절 ‘넓은 벌 동쪽 끝으로’가 쓰였다. 2008학년도에는 윤동주의 시 ‘소년’의 구절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였다. 2009학년도 역시 윤동주 시인의 시 ‘별 헤는 밤’의 구절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가 필적 확인 문구로 등장했다.
2010학년도에는 유안진의 시 ‘지란지교를 꿈꾸며’의 구절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가 사용됐다. 2011학년도에는 정채봉의 시 ‘첫 마음’의 구절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2012학년도에는 황동규의 시 ‘즐거운 편지’ 중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이 필적 확인 문구로 쓰였다. 2013학년도에는 정한모의 시 ‘가을에’ 중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가 사용됐다.
2014학년도에는 박정만의 시 ‘작은 연가’ 중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가 쓰였다. 2015학년도에는 문태주의 시 ‘돌의 배’의 구절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2016학년도에는 주요한의 시 ‘청년이여 노래하다’ 중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가 필적 확인 문구로 사용됐다.
2017학년도에는 정지용의 시 ‘향수’ 중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쓰였고, 작년 필적 확인 문구는 김영랑의 시 ‘바다로 가자’의 구절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였다.
필적 확인 문구는 2006년 도입 후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2006년, 2008년, 2009년 3차례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또 같은 시가 두 차례 쓰인 경우도 있었는데, 정지용 시인의 ‘향수’가 2007년과 2017년에 사용됐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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