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동해안 대화퇴 해역에서 한일 어선이 충돌, 우리 어선이 침수피해를 입었으나 승선원 13명은 모두 구조됐다.
동해 해경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38분쯤 독도 북동쪽 333㎞(180해리) 인근 해상에서 경남 통영선적 연승어선인 문창호(48톤급)와 일본 국적 어선 세이토쿠마루호(100톤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문창호 선미가 50㎝ 가량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선원들은 그물을 올리는 양망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에 바닷물이 차오르던 문창호에 타고 있던 선장과 선원 13명은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 2척에 의해 40여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문창호는 이후 민간어선에 묶인 채 배수작업을 진행했다. 문창호는 지난 10일 울산 방어진에서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발생하자 우리 측은 대화퇴 해역에 경비함 2척과 관공선인 무궁화 32호를, 일본 해상보안청도 함정을 급파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화퇴 해역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관리하는 수역으로 두 나라 어선 모두 조업이 가능한 곳이다. 수심이 300~500m로 상대적으로 낮아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조경수역인 대화퇴 해역은 동해안의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때문에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 러시아 어선까지 몰려 조업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들어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 어선까지 뛰어들면서 일본 당국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수역에 나오는 우리 어선과 일본 어선의 비율은 7대3 정도로, 양국은 민간단체협의회를 통해 매년 조업질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한일 어업협정 대상은 아니지만 어업방식 등 차이로 양국 어업인 간의 감정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해 동해해경도 어선 간 충돌을 방지하기 하기 위해 대화퇴 인근에 경비함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왔다. 이돌암(67) 오징어채낚기 어선 선주는 “최근 환동해 연안의 어족자원 씨가 말라 대화퇴로 나가는 배들이 늘어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우리 어선은 대부분 100톤 미만으로 일본 어선과 충돌할 경우 상대적으로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해해경은 사고 수습 인력을 급파해 충돌 경위와 추가 인명피해 등을 조사 중이다. 다만 국제법에 따라 한일 양국이 자국 어선을 먼저 조사한 뒤 결과를 교환할 예정이어서 시시비비를 가리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문창호와 충돌한 세이토쿠마루호는 심한 손상을 입지 않았고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해=박은성 기자 esp7@han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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