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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각,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 초안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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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각,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 초안 지지

입력
2018.11.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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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4일 런던 총리관저 앞에서 내각 회의를 마친 후 연설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4일 런던 총리관저 앞에서 내각 회의를 마친 후 연설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585쪽에 이르는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합의 초안에 대한 내각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메이 내각에는 집권 보수당의 강경 브렉시트파 일원이 여럿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추가 협상 및 비준 절차도 탄력을 받게 됐다.

영국 내각은 14일(현지시간) 오후 5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영국 정부가 탈퇴 합의 초안과 정치 선언에 동의하는 것으로 총의를 모았다. 메이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 10번가 총리관저 앞에서 영국과 EU 양측이 도출해 낸 실무 합의 초안이 “협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최고”라고 역설하면서 “대안은 합의 없는(No Deal) 브렉시트 아니면 EU를 아예 떠나지 않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또 “머리와 가슴으로” 합의안이 국익에 반하지 않는다고 확고히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메이 내각은 소위 ‘브렉시트 삼총사’로 불린 메이 내각 고위관리 3인 중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장관과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이 협상에 불만을 표명하며 빠져나간 상태지만, 다른 주요 브렉시트파 인사인 리엄 폭스 국제무역장관,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탈퇴파에 섰던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나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 대표 등은 잔류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도미닉 랍 브렉시트장관 등이 합의에 반발해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실제 사퇴는 아직까지 없다.

일단 메이 총리가 밀어붙인 초안이 강경 브렉시트파를 포함한 내각의 지지를 얻으면서 집권 내내 꾸준히 위기론에 시달렸던 메이 총리는 유럽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중요한 정치적 자산을 확보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내각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합의안을 지지한 내각의 결정을 설명하면서 ‘만장일치’가 아닌 ‘내각의 총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내부에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제 메이 총리의 과제는 의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보수당 내의 강경 브렉시트파와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지역정당 민주연합당(DUP)은 EU와 입장을 절충한 합의안에 반발하고 있고, 제1야당인 노동당은 반대로 합의안에서 단일시장 등의 혜택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이다. 메이 총리의 연설 도중 총리관저 주변에는 2차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국민의 투표’ 운동단체들이 브렉시트 반대 구호를 외쳤다.

영국 산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국 파운드화는 1파운드당 1.3달러로 올랐고 최대 로비단체 영국산업연맹(CBI)은 성명에서 합의를 “진전”으로 묘사했다. 캐롤린 페어베언 CBI 대변인은 “영국을 악몽과도 같은 ‘노 딜’과 국가 공동체 전반에 끼칠 해악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트렸다”라며 “2020년까지 ‘전환기’ 마련에 합의한 것은 업계에 가장 중대한 성과”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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