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베트남에서의 한국어 교육
결혼이민자 한국어 교육은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의 핵심 중 하나다. 그런데도 교육기관과 알선업자 사이의 유착 및 허술한 교육프로그램 등의 폐단에 대해 그 누구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ㆍ베트남 국제결혼이 상업적 속성 결혼으로 이뤄지는 탓이다.
이에 ‘경쟁체제’ 도입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특정 교육기관의 비중이 워낙 커서 지정취소 등의 조치를 내렸을 경우 대란이 불가피하고 그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관리감독 기관이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경쟁을 통해 언어 교육의 질은 높이고, 특정 기관의 분담률을 떨어뜨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한베다문화교육원의 오성현(55) 원장은 “한국 법무부 지침에 따라 ‘결혼이민자 한국어 교육기관’ 승인 기준을 충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신청에서 탈락하고 있다”며 “문제는 납득할 만한 수준의 탈락 이유를 듣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해외 민간 한국어교육기관 관리 지침’에 따라 교육기관을 승인, 지정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재외 공관장에게 평가,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 원장은 “철저한 준비를 거쳐 지난 3월 심사를 받았는데, 확보한 교사의 자격 미달을 이유로 탈락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침이 요구한 ’베트남 4년제 대학교 한국어학과 졸업자’ 조건을 만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불허됐다는 이야기다. 이의를 제기했고, 이를 수용한 호찌민총영사관의 도움으로 재차 법무부에 신청서를 냈지만 지난 10월에 또 불허됐다.
오 원장은 “이번에는 ‘한 번 난 결정은 번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며 “행정심판소송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업무를 맡은 육승훈 법무부 이민통합과장은 “(탈락한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내용 공개는 거부했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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