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촉 5일 만에 기자회견… “적어도 절반 물갈이해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지난 9일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5일 만에 입을 열고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미래는 없다”며 작심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한국당을 “정파가 아니라 계파만으로 작동하는 조직”으로 쏘아붙이며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1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당에 어떠한 미련도 없다”며 이처럼 토로했다. 그는 “보스 흉내를 낸 분들은 이제 자중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자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가 없다”면서 “지금까지 한국당에서 폼 잡고 살았던 분들은 물러나 신진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 해촉 이후 다시 심화하기 시작한 계파 갈등을 뿌리 뽑으려면 이른바 ‘계파 수장’이라 불리는 이들이 2선 후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전 변호사는 이어 “제가 전권을 가진 조강특위 위원을 수락한 것은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였다. 그 유일한 방법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하는 한편 인물을 교체해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이제 그 꿈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해촉의 결정적 원인이 된 2월 전당대회를 언급하면서 “당무감사가 끝나면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12월 15일까지 인적청산을 하라는 것은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말”이라며 “그래서 한두 달이라도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고 한다는 입장인데 그것을 월권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전 변호사는 “그런데도 견디기 힘든 공격이 시작됐다”며 “비대위원들이 언행 조심하라고 말을 했지만 (나는) 그런 경고를 받을 언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조강특위위원과 비상대책위원 만찬을 거절한 것을 놓고는 “그 만찬에 당비가 사용된다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특정인이 낸다면 김영란법 위반이기 때문”이라며 “이 거절이 잘못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 변호사는 “보수정당 재건은 이제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저를 여전히 괴롭게 한다”며 “미완의 보수 재건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 밖에서 보수대통합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